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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하림산업이 출시한 신규 가정 간편식(HMR) 브랜드 ‘멜팅피스’ 튀김 7종. 사진=조하니 기자 |
지난 2021년 HMR 브랜드 ‘더 미식’을 처음 선보이고 1호 제품으로 ‘장인라면’ 등 야심작을 내놓았지만 시장의 지속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데 실패했던 터라 어느 때보다 신제품에 거는 자신감과 기대가 크다.
하림산업은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앤85에서 길거리 음식 전문브랜드 ‘멜팅피스’를 출시하고, 튀김 7종·함박가스 3종·핫도그 3종 등 관련 신제품 총 13종을 공개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대용량 제품과 달리 한 봉지당 300~600g 수준의 소용량 제품으로 혼자 먹기 부담 없는 한입거리 간식으로 1인가구 틈세시장을 공략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됐다. 더욱이, 고품질 재료를 사용했음에도 ‘합당한 가격대’를 책정했다고 강조해 고배를 마셨던 장인라면의 ‘고가 논란’을 피해가겠다는 전략으로 읽혔다.
하림의 멜팅피스 튀김류는 가정에서 조리한 음식과 흡사한 맛을 구사하고자 에어프라이어로 조리됐고, 모두 얇은 튀김옷을 입혀 두 번 튀겨져 먹었을 때 바삭한 식감과 생생한 원물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한 오마카세(맡김 차림) 제품이다.
먼저 입맛을 돋우는 샐러드와 주스를 시작으로 순대튀김·야끼만두 등 튀김류와 핫도그, 함박까스 등이 식탁 위에 차려졌는데, 이 가운데 핫도그는 주 원료인 소시지가 일반 제품과 달리 얇은 피막 안에 원료를 채워 넣는 케이싱(Casing) 처리를 하지 않은 점이 눈에 띄었다. 풍부한 소시지 육즙에 기름기 덜한 빵으로 속은 촉촉하면서도 겉은 바삭한 맛이 인상 깊었다.
튀김의 느끼한 맛을 잡아줄 떡볶이소스를 함께 제공한 점도 눈길을 끈다. 실제로 판매되는 제품별로 80g의 떡볶이소스가 동봉된다. 최고의 분식 궁합으로 알려진 ‘떡튀(떡볶이+튀김)’ 조합에서 영감을 받아 셰프가 직접 비율을 구상한 소스를 제품에 반영했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하림은 HMR시장 재도전에 나선 만큼 올해 멜팅피스 연매출만 50억원을 기록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관건은 가격대다. 앞서 선보였던 ‘장인라면’ 등이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것도 높은 제품값에 발목이 잡힌 이유로 회사는 평가했다. ‘더미식’ 전속모델로 배우 이정재를 기용하면서 장인라면은 이른바 ‘이정재 라면’으로도 불리며 출시 두 달 만에 500만 봉 판매고를 올렸지만, 뒷심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림의 라면시장 점유율은 1%에 못 미친다. 판매 초반 약발이 떨어진 데다 편의점 기준 한 봉지당 2200원의 제품 값이 평균 1000원대의 타사 제품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에서 밀렸다는 게 식품업계의 분석이다.
하림 관계자는 "멜팅피스는 더미식과 타깃이 전혀 다른 별개의 브랜드로 인식해 주길 바란다. 프리미엄이 아닌, 품질 좋은 재료에 무게를 둔만큼 적당한 가격을 매겼다"고 강조했다.
현재 네이버스토어·쿠팡 등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멜팅피스 일반 튀김류 7종 가격은 7000원대에서 1만2000원 선이다. 핫도그와 함박가스는 최종 가격대를 정해 오는 4월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하림은 멜팅피스의 매출 확대를 위해 쿠팡·네이버스토어 입점을 시작으로 유통채널 확장에 나선다. 동시에 고객 접점을 넓히기 위해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다양한 마케팅도 펼칠 예정이다.
하림은 당분간 내수시장 판매에 집중한다는 전략이지만, 업계는 하림이 해외 5개국에 장인라면을 판매해온 만큼 수출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분석한다.
하림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과 갤러리아 입점 혐의를 마친 상태로 현재 더현대 서울에서 (오프라인)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현대백화점 전 지점으로 판매처를 넓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