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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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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나부터 실천하는 ESG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16 14:23

류덕기 대한민국ESG메타버스포럼 사무총장/ESG메타버스발전연구원 ESG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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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덕기 대한민국ESG메타버스포럼 사무총장/경제학 박사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제일 먼저 기업들에게 적용이 되다보니 ESG의 3분야를 두루 섭렵하는 연구도 주로 기업경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필자도 ESG의 빠른 정착을 바라는 경영학도의 시각으로 기업활동을 바라보면, 정부가 나서서 의무적으로 하라니까 마지못해 하는 모양새가 아직은 눈에 많이 들어온다. UN이 각국 정부에 주문하고, 정부는 자국 내의 민간기업에게 제도화를 하니 움직이지, 그런 강제성이 없다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알아서 할 지는 의문이다.

정부가 기업들에게 ESG 적용을 앞세운 이유는 탄소배출을 비롯한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이 기업의 제조활동이고 기업활동이 가장 가속화되는 요인이기에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대기업들의 ESG실천이 가장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더불어 돈줄을 쥐고 있는 투자업계와 금융계에서 나서고, 정부에서도 보조금등의 수혜 대상에 ESG 항목을 포함하여 평가 잣대를 적용하니 중소기업들까지 신경을 쓰기 시작했고 향후는 조달시장이나, 세금 차원에서도 적용이 된다면 저변이 더욱 확대될 것이다.

그런데 ESG의 근본적인 관점에서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몇가지 현상에 대한 재고 필요성이 감지되고 있다. 먼저, 최근 국내외에서도 ESG 평가관련 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나는 가운데 우리의 ESG 활동은 그동안 철저하게 챙기던 재무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비재무적 차원으로 따지지 말고 실천하자는 취지인데, 아직도 우리 기업들은 ESG를 위험요인(risk factor)로 인식하고 비용요인( Cost factor)로 취급하는 대응 자세가 아쉽다. ESG가 추구하는 그대로 좋은 회사(Good company)가 되기 위한 목표로서, 이를 위해 가능한 모든 활동들을 스스럼없이 해나가는 기업 경영이 요구된다. 또한 환경적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에서도 다가올 기후재앙을 느끼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 현재 지구위기(Global Crisis)라고까지 표현되는바, 지구표면 온도의 상승으로 인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데도 사람들은 이 부분에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다. 필자의 경험으로 일부 선진국 사람들은 이런 대화가 자연스럽게 나오지만 우리나라에선 이런 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다음으로, 우리가 ESG라는 개념의 발생 원인과 향후의 필요성 차원에서 추론해 본다면 그동안 인류가 만들어온 경제활동에서 이전과는 다른 질적인 고도화와 우리의 영속성을 추구하자는 것이다. 미래의 보장을 위해서는 지구상의 모든 주체가 함께 자발적으로 참가해야 하는데, 모든 경제행위 주체, 즉 모든 정부기관, 각종 영리 및 비영리 조직, 가계와 개인 등 우리 모두가 행해야 하는 공통의 숙제임에도 ESG를 기업에만 부과하거나 규모가 되는 기관들만이 하는 의무로만 인식되고 있는 점도 개선해야 한다. ESG활동이 확산,발전하려면, 기본적으로 개인과 가정에서도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데 적극 동참하고(E), 나의 이기심 보다는 배려와 화합을 통해서 보다 더 인간다운 사회를 만들어 나가도록 하며(S), 나 자신부터 정직하고 깨끗한 모범적인 인격을 갖추어(G), 인류가 공생번영하는 미래사회를 만들자는 개인차원의 ESG 활동의 확대가 필요하다. 개인들이 철저히 ESG에 기반한 생활을 영위하면 기업의 ESG 활동이 촉진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고 국가적으로도 SDG 달성의 지름길이 된다.

필자는 가정의 생활쓰레기에서 빈번하게 배출되는 다양한 포장지가 항상 문제라고 본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 안에 있는 내용물인데 화려한 플라스틱 과 비닐로 겉포장에 신경쓰는 포장 문화가 안타깝다. 소비자부터 생각을 바꾸면 생산자도 포장재 1겹 더 줄이기, 천연재질 포장지의 사용, 적당한 수준의 포장 단순화와 일회용품 줄이기에 나설 것이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소비자들이 일회용품 사용 자제 운동도 중요하지만, 과거 일회용품도 재사용하여 쓰레기 자체를 줄이셨던, 우리 부모님 세대의 검소한 생활행태가 탄소중립에는 더 어울리는 삶이다. 그야말로 경제발전과 ESG는 역의 상관관계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는다.

이제는 경제논리도 바뀌어야 한다. 국민들의 생활경제도 환경 인식에는 한 참 못 미친다. 도시에서 환경보다는 편의성을 더 중시하는 까닭에 대중교통 여건이 미흡해도 공기 좋고 주변환경이 좋은 곳 보다는 공기가 안 좋아도 교통여건이 좋고 대단지인 역세권으로 수요가 몰리며 집값이 비싸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수도권에서도 깨끗한 공기와 해양의 자정정화 작용이 있는 섬에 살면서 서울에 출퇴근을 하고 있는 필자와 같이 이제는 선진국처럼 콘크리트 대신에 흙과 나무 냄새를 느낄 수 있는 곳, 숲과 산, 바다에 둘러싸인 주택이 바야흐로 주거지 선호의 기준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개개인의 ESG 개념에 입각해 생활 속 ESG 실천 운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개개인의 생활 속에서 에너지를 절약하고, 음식물쓰레기 절감하며 주위의 사람들과 사회적으로 나눔과 배려를 적극 실천함으로써 정직하고 법과 원리원칙을 준수하는 좋은 사람(good person)으로 재탄생하여, 범죄도 분쟁도 줄어드는 그런 행복한 시민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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