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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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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전세 거래량 반등…다음 수순은 가격 반등?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15 15:55

2월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 거래 동반 상승



전셋값 하락·4%대 전세대출 금리 등 영향



가격 반등 가능성 있지만…여전히 변수 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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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 거래량이 반등했다. 거래량이 기준금리 인상 이전 수준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진=김기령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 거래량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극심했던 지난달 매매거래량이 1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2000건을 돌파했고 전세거래량도 1만2000건에 육박하는 등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양상이다. 거래절벽이 극심했던 지난해보다 시장에 다소 숨통이 트이는 분위기에 가격 반등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거래량 증가를 가격 상승으로 연결 짓기에는 아직 변수가 많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 2월 매매·전세 거래량 동반 상승

1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1만1581건으로 전월(1만102건)보다 14.6%(1479건) 증가했다. 아직 신고기한이 이달 말까지로 보름가량 남은 점을 감안하면 1만2000건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급등 이전인 전년 동월(1만3038건) 수준까지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월별 전세 거래량은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10월 기준금리 3% 시대에 진입하자 지난해 11월 거래량은 9344건을 기록하는 등 1만건에도 못 미쳤다. 하지만 지난달 거래량이 한 달 만에 1000건 이상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 역시 2166건으로 지난 2021년 10월(2198건) 이후 1년 4개월 만에 2000건을 돌파했다. 지난해 내내 이어진 극심한 거래절벽에 월 거래량은 지난해 10월 역대 최저 수준인 559건까지 감소하기도 했지만 지난달 다시 2000건대로 회복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다소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다.


◇ 전세 가격 하락·대출 금리 인하 영향 뚜렷

지난해와는 달리 전세 거래량이 대폭 늘어난 데는 전세 가격 하락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집값 하락세에 전세 가격이 떨어지면서 임차인 우위 시장이 형성된 상황에서 저렴하게 전세를 구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한 임차인들이 전세 거래에 나선 것이다.

특히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에서는 전세 가격 하락세가 더욱 뚜렷한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강남구 개포동의 경우 이달부터 3375가구 규모의 개포자이프레지던스가 입주를 시작하면서 인근 단지의 전세 가격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개포주공 5단지 전용 61㎡는 지난 8일 전세 2억5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해 3월 동일면적이 전세 5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지난달 기준금리가 동결되면서 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된 데다 은행들이 나서서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낮추고 있는 점 또한 전세 거래 증가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KB국민은행은 지난 9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3%포인트 내리는 등의 금융지원방안을 발표했다. BNK부산은행도 전세대출 금리를 0.8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이날 기준 시중은행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4%대인 만큼 월세보다 전세대출 이자가 더 저렴하다고 판단될 경우 임차인들이 전세를 택하는 것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강남권처럼 입주 물량이 증가하는 지역이나 급매물 소진 이후에도 거래가 이뤄지는 지역은 기존 대비 상승 거래가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거래량 증가에 따른 가격 반등은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 수석연구원은 "아직 지난해 초 거래량까지는 회복되지 않았고 일시적 반등에 그칠 수 있어서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며 "1, 2월은 규제 완화 영향으로 거래량이 급증했지만 아직 시장에서 거시 변수들이 크게 호전됐다고 보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언제든 매수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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