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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오산 소재 교촌에프앤비 본사 전경. 사진=교촌에프엔비 |
지난 2016년 이래 광고 모델을 기용하지 않는 교촌치킨이 주인공이다. 열성팬을 포함한 소비자들의 발길을 쉽게 붙드는 방편인 ‘스타마케팅’을 마다하고 오직 ‘상품만으로 승부한다’는 경영전략을 뚝심있게 지켜내고 있는 것이다.
◇대형 모델 홍수에 나 홀로 ‘NO 스타마케팅’ 뚝심
최근 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 소식이 전해지면서 스타마케팅이 ‘득이 아닌 독’이라는 지적도 쏟아지면서 ‘교촌의 NO모델’ 뚝심 경영이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중순부터 유아인을 광고 모델로 발탁했던 오뚜기·네파·종근당건강·무신사 등이 줄줄이 TV광고와 유튜브에서 관련 동영상을 지우거나 계약 해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대형 스타 인지도에 편승해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 선기능만 부각됐지만, 마약 사태 후 소비자 호감도 저하 등 역기능이 우려돼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것이다. 스타마케팅은 수천만 원부터 많으면 수십억 원에 이르는 높은 모델 개런티만큼 문제 발생 시 감수해야 할 위험도 높다는 업계 설명이다.
최근 경영 부담으로 릴레이 가격 인상에 나선 외식업계가 줄줄이 대형 스타를 기용하는 앞뒤가 다른 행보를 보임에 따라 스타 모델 비용을 아끼는 교촌이 주목받는 대목이다. 이달 한국파파존스가 사이드메뉴 가격을 최대 18% 올린 가운데 전속 모델로 걸그룹 ‘아이브’를 영입했다. 한국맥도날드 역시 지난달 16일 일부 햄버거·탄산 음료 가격을 평균 5.4% 인상한 이후 걸그룹 뉴진스를 모델로 발탁한 바 있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원자재값 상승·판관비 부담 등을 이유로 제품 판매가를 높였는데 인상 직후 광고비가 많이 투입되는 모델을 고용하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어이없을 것"이라며 "비싼 모델을 기용해놓고 향후 같은 이유로 판매가 조정에 나서면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빅모델 내세운 bbq·bhc와 정반대 전략 구사
경영 전략 측면에서 국내 프랜차이즈 치킨업계로 시각을 좁혀보면 더욱 차이가 두드러진다.
경쟁사인 bhc와 bbq가 각각 배우 전지현, 김유정 등을 내세운 빅모델 전략을 구사하는 점에서 교촌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연결 기준 교촌에프앤비의 광고선전비는 약 61억원이다. 같은 기간 경쟁업체인 BHC(112억원), BBQ(120억원)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업체마다 다르지만 모델 개런티를 지불하기 전후로 비용 차이가 크다"며 "프로모션 비용 자체를 삭감한 것은 아니고 기존 모델 개런티만큼 온라인 등 다른 마케팅비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촌은 모바일 앱(APP) 등을 활용한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통상 단발성으로 그치는 스타마케팅 대신 자체 서비스 기능과 품질을 높여 고객 데이터 확보에 따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매출 확대 효과도 보고 있다.
앞서 교촌은 2021년 10월 개인화된 홈 화면과 이미지 불러오기, 바코드 인식 기능 등을 새로 추가하며 사용자 환경(UI)을 개선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 등급별로 사이드 메뉴 무료 교환권·할인 쿠폰·생일 쿠폰 등 혜택도 대폭 늘렸다. 또, 멤버십 손질로 등급 상향 주기도 한 달로 줄여 한 번 주문해도 WELCOME(신규 고객)등급에서 VIP 등급이 될 수 있도록 간편화했다.
온라인 마케팅에 공들이며 지난해 자체 앱 거래액만 1000억원을 돌파했으며, 누적 앱 가입자 수도 398만명에 이른다. 앱을 통한 주문량도 전체 온라인 주문 플랫폼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교촌에프엔비 관계자는 "전속모델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제품의 특성을 강조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모델 기용에 따른 브랜드 인지도 확산보다 우리 제품을 고객에게 제대로 각인시키자는 측면"이라고 강조했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