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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반 김치 3종. 사진=신세계푸드 |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신세계푸드가 미래 먹거리로 김치 사업 키우기에 나서면서 실속 있는 성장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사업 규모 확장으로 경쟁력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지만, 국내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는 업체들 사이에서 내세울 특·장점과 해외 진출 전략 등 뾰족한 묘수마저 갖춰지지 않은 모습이다.
5일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오는 28일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김치류 제조업’과 ‘과실 및 그 외 채소절임 식품 제조업’, ‘기타 과실 채소 가공 및 저장 처리업’ 등을 정관 내 사업목적에 추가한다. 지난 2017년부터 자체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올반’을 통해 영위해온 김치 사업 확대를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설명이다.
김치 사업에 힘주는 만큼 포장김치 사업부를 신설하고, 맛김치·포기김치·열무김치 등에 한정된 제품군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김치 브랜드를 출시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그동안 외식·베이커리 등 주력 사업에 치중했던 태도를 바꿔 제품 다양화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시동을 거는 것이다.
업계는 신세계푸드가 김치 등 사업 다각화로 실적 개선에 돌입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조4113억원으로 전년 보다 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06억원으로 29.8% 감소했다. 급식·외식·베이커리·식품제조 등 전 부문에 걸쳐 덩치는 커졌지만 내실은 악화된 셈이다.
기존 B2B(기업 간 거래) 중심에서 B2C(소비자 간 거래)로 사업구조를 넓히며 대안육 ‘베러미트’·캐릭터 ‘제이릴라’를 비롯한 IP(지식재산권)사업 등 신사업을 지속하고 있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문제는 김치사업마저 실속 없는 외형성장에 그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포장김치 시장 규모는 2018년 2523억원에서 이듬해에는 2674억원, 2020년 3023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흐름이 상승세인 만큼 성장가능성도 높지만, 이미 B2C 시장에서 쟁쟁한 경쟁업체들이 다수 포진돼 부담일 수밖에 없다는 업계의 지적이다.
현재 국내 김치시장 점유율은 대상·CJ제일제당이 전체의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아워홈·풀무원 등 후발주자들도 3등 싸움을 벌이고 있는 데다, 수많은 중소기업 업체들마저 참전한 상태다.
한 포장김치 제조업체 관계자는 "단순히 판매하는 김치 종류를 넓히는 것만으로 시장 연착륙은 어렵다"며 "이종업계·프리미엄 타이틀을 단 조선호텔 김치처럼 특별한 제품과 마케팅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지 않는 한 자리 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올해로 업력 7년차에 접어들지만 신세계푸드는 김치 자체 생산라인 없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만 고집하다 생산력 측면에서도 뒤쳐진 상태다. 또, 한류 열풍에 힘입어 업계가 K-김치 수출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이렇다 할 글로벌 진출 방안마저 없다. 실제로 김치 수출 전문 공장이나 현지 브랜드 인수로 내수시장 탈피에 나선 풀무원과 달리 신세계푸드는 김치 수출 전적도 없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당분간 OEM 생산 방식을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고, 현재 내부적으로 자체 생산 라인 확보 등을 논의하는 단계"라며 "향후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도 있지만 뚜렷하게 정해진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