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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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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도매價 여전히 높은데 상한제 적용 안돼…한전 3월 추가 부담만 3조 육박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02 16:21

SMP 상한제, 3개월 초과 적용 불가능…3월 일단 시장가격 그대로 반영



이날 시장가격 kWh당 225.6원…2월 상한선 161.5원보다 39.7%(64.1원)↑



한전, 3월에만 작년 동기 전력구매량 기준 계산 땐 약 3조원 더 지불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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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위치한 한 화력발전소의 모습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역대 최대규모 적자에 허덕이는 한국전력공사의 전력구입 부담이 다시 늘어나게 됐다.

2일 전력당국에 따르면 전력도매시장에서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간 시행됐던 전력도매가격(SMP·계통한계가격) 상한제가 일단 3월엔 적용되지 않는다. ‘전력거래가격 상한에 관한 고시 개정안’에 따르면 SMP 상한제는 3개월 초과해 적용할 수 없다. SMP 상한제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으로 전력시장서 적용됐다.

SMP 상한제는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사오는 전력 도매가격에 상한선을 두는 것이다. 이 제도는 겨울철 등 일시적으로 SMP가 높을 때 발전사의 과도한 수익을 막고 한전의 비용지출을 줄이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SMP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은 3월 들어서도 SMP 고공행진이 계속되면서 한전의 비용지출은 다시 늘어나고 발전사의 수입 규모는 커지게 됐다. 특히 한전은 올해 3월에만 지난해 같은 달 전력구매량 기준으로 단순 계산할 때 약 3조원의 추가 부담을 지게 될 것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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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도매가격(SMP) 변화 추이(22.10∼23.03) (단위: 원/kWh)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전력통계정보시스템※ 22.12∼23.02 SMP상한제 적용 기간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육지기준 평균 SMP는 1킬로와트시(kWh)당 225.6원으로 나타났다. SMP상한제 적용으로 지난달 한전이 발전사에 지불했던 육지기준 SMP 상한선은 kWh당 161.5원이었다. 3월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으면 한전은 SMP 시장가격 그대로 발전사에 전력 구입비를 지불하게 된다. 결국 한전은 3월에도 상한제가 시행됐다면 kWh당 161.5원만 발전사에 지급하면 됐는데 상한제를 적용하지 못하면서 이날 기준 kWh당 225.6원을 모두 보상하게 된 것이다. 3월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으면서 한전이 발전사에 지급하는 전력구매가격이 갑자기 39.7%(64.1원) 치솟았다.

이날 SMP 기준 이달 한전의 전력구입가격 증가액 1kWh당 64.1원을 지난해 3월 총 전력구매량 466억5300만kWh과 곱할 시 한전은 2조9904억5730만원 만큼 더 전력구매비용을 더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다만 올해 늘어난 전력구매량과 정산계수 등을 고려하면 실제 부담한 금액은 이와 다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전력구입량이 늘면 한전의 전력구입비용도 늘어나는 반면 정산계수를 적용하면 전력구입비용이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력과 석탄 등 연료비용이 저렴한 에너지원에는 정산계수를 적용해 다른 에너지원보다 더 싸게 구매한다"며 "실제로 지난해 3월 SMP는 kWh당 192.3원이었으나 정산단가는 151.5원으로 21.2%(40.8원) 더 낮았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지난해 영업손실 32조 603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히면서 주된 이유로 연료비와 SMP 상승을 꼽았다.

한전 관계자는 "자회사 연료비는 15조1761억원과 민간발전사 전력구입비는 20조2981억원이 증가했다"며 "이는 전력수요 증가로 발전량이 증가하고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등 연료가격 급등과 이에 따라 SMP가 2배 이상 상승한 결과"라고 밝혔다.

지난달에 SMP상한제가 없었다면 월평균 SMP는 kWh당 253.6원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SMP는 발전하는 에너지원 중 가장 비용이 비싼 에너지원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보통 LNG 비용이 원자력과 석탄보다 비싸다.

한국가스공사의 발전용 가스열량단가는 지난달 기가칼로리(Gcal)당 149.4원이었고 이달에는 140.9원으로 5.6%(8.5원) 소폭 하락했다.

가스열량단가만큼 하락한다면 이달 SMP도 소폭 하락이 예상된다.

발전업계는 전국태양광발전협회와 대한태양광발전사업자협회가 제기한 SMP상한제 소송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전태협과 대태협 회원 총 788명이 산업통상자원부를 상대로 SMP상한제 헌법소원 청구를 진행했다.

대태협은 헌번소원 외에도 행정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SMP상한제는 올해 일몰 예정인 제도다. 만약 태양광 사업자들이 소송에서 승소 시 SMP상한제는 연장되지 않고 올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

곽영주 대태협 회장은 "정부가 SMP 상한가격을 kWh당 160원으로 제한한 부분은 심각한 위법성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이번 소송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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