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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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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이차전지,국가첨단전략산업 지정으로 날개 달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02 09:37

이동일 법무법인에너지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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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일 법무법인에너지 대표변호사


  정부는 지난해 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를 3대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했다. 특히 이차전지의 국가첨단전략산업 지정은 차세대 먹거리 확보와 함께 이차전지 산업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과 같이 오늘날 상용하는 많은 제품들이 포터블화돼 있다. 이에 에너지를 담아 휴대하면서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배터리의 성능은 제품의 경쟁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한 번 사용하고 나면 재사용이 불가능한 1차 전지와 이차전지는 충전을 통해 500~2000번까지 반복해 사용할 수 있어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이차전지인 리튬이온 배터리는 스마트폰, 노트북, 전기자동차. 에너지 저장 장치(ESS) 등의 필수 소재이다. 스마트폰, 전기자동차 등의 보급 확대에 따라 리튬이 미래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게 된 것도 이차전지의 수요 확대에 따라 미래 신 성장산업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차전지의 수요증가는 자동차 분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 최대 2억3000만대의 전기자동차가 보급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현재 3%인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전기차 비중이 12%로 올라간다. 전기차 보급 확대로 이차전지 기업들의 시장 확보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고 주요국 정부 간 공급망 선점을 위한 유치 경쟁이 심화하면서 향후 10년이 이차전지 시장의 성패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에 세계적 기업과 국가들이 이차전지 산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삼아 치열한 선점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 간 패권분쟁은 무역 분야를 넘어 첨단기술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첨단산업의 기술력이 해당 산업의 경쟁력을 넘어 해당 국가의 미래 경제ㆍ안보 패권의 향배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의 첨단기술과 산업의 급속한 발전에 대한 견제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반도체, 배터리, 희토류, 의약품 등 4대 핵심 품목 공급망에 대해 100일간 검토를 진행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중국도 첨단제조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반도체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자국 반도체 기업들에 대해 기업소득세 감면 등의 혜택을 부여하고, 대규모 투자를 지원하는 등의 방법으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첨단산업은 다음세대의 먹거리와도 직결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반도체ㆍ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난해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을 제정했다. 이 법의 핵심 내용 중 하나는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를 지정하고 육성하는 것이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는 기술과 산업이 혁신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투자와 기술개발을 촉진을 꾀한다. 이를 위해 인·허가 등의 신속한 지원, 입주기관에 대한 비용 및 세제지원, 부담금 감면 등의 특례를 부여한다. 또 다른 주요 내용은 국가첨단전략산업의 전문인력 양성이다. 정부가 산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근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의 개정이 있었다. 일부 중요한 첨단전략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국가ㆍ경제 안보, 안정적인 산업공급망 확보, 미래 경쟁력 확보 등을 위해 신속하게 추진할 필요성이 있는 사업의 신속한 추진이 가능하게 됐다. 그리고 전략기술보유자는 산업통상자원부장관에게 전략산업 등의 설비구축 및 연구ㆍ개발 투자와 관련된 인ㆍ허가, 원활한 사업 추진에 필요한 규제 완화 및 제도 개선 등을 위한 지원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기존 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했다.

세계 이차전지산업은 태동기를 지나 고속 성장기에 접어들었다. 향후 10년간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은 연 30% 고성장을 거듭해, 2025년 200조원, 2030년 3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메모리 반도체 시장(170조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차전지의 국가첨단전략산업 지정 및 제도 개선 토대 위에 더 많은 ‘연구개발(R&D) 투자’가 이어질 것이다. 이를 통해 이차전지의 성능개선, 안전성 강화 및 가격 경쟁력 확보로 현재 배터리 강국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투자확대를 통한 혁신적인 기술개발로 차세대 이차 전지 시장의 선점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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