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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 셀트리온 본사 모습과 기우성 대표이사(내부 사진) |
올해 제약바이오 업계 화두 중 하나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꼽힌다. 연매출 약 30조원의 세계 매출 1위 의약품 ‘휴미라’를 비롯해 ‘아일리아’, ‘스텔라라’ 등 다수의 블록버스터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특허가 잇따라 만료되면서 국내외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앞다퉈 바이오시밀러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동등한 효능을 가지면서 오리지널보다 가격이 낮아 대부분 고가인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을 높여주는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새로운 제조기술을 도입하거나 함량을 높이는 등 기존 오리지널보다 우수한 바이오시밀러를 선보임으로써 바이오 ‘시밀러(비슷한)’를 넘어 바이오 ‘베터’(더 나은)로 차별화하고 있다.
국내 대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요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시리즈로 소개하고 K-제약바이오의 바이오시밀러 경쟁력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셀트리온이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는 바이오시밀러 역량을 활용해 올해 미국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세계 매출 1위 의약품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도 우위를 차지한다는 목표이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유럽에서 5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램시마는 지난 2017년 오리지널 의약품인 얀센의 레미케이드를 누르고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이후 6년 연속 유럽 인플릭시맙 처방 1위 자리를 굳건하게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오스트리아 91%, 영국 82%, 아일랜드 72% 등 일부 국가에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램시마의 성과는 후속 제품인 램시마SC(피하주사제형)로 이어지고 있다. 2020년 론칭한 램시마SC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독일 30%, 핀란드 22% 등을 기록하며 처방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효능이 동등하면서 기존 정맥주사형에 비해 피하주사형이라 투약이 간편해 환자 편의를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램시마SC 덕분에 환자의 내원 횟수가 감소하면서 의료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해지는 등 환자 및 의료진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치료제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이다.
셀트리온은 경쟁 인플릭시맙 제품에서 램시마로 치료제를 바꾼 환자들이 이후 램시마SC에도 관심을 보여 램시마와 램시마SC 모두 처방이 확대되는 시너지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다른 주력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로슈의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의 처방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허쥬마는 지난해 3분기 유럽에서 23%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전 분기(13%) 대비 10%포인트 이상 크게 늘어 트라스투주맙 바이오시밀러 처방 1위 자리에 올라섰다.
허셉틴을 포함해 총 7개의 트라스투주맙 제품이 출시돼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유럽에서 허쥬마는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로는 유일하게 2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상반기 개최된 튀르키예 정부의 중앙입찰(DMO) 및 헝가리 보험청(NEAK) 주관 국가 입찰에서 수주에 성공하는 등 유럽 전역에서 거둔 성과를 토대로 허쥬마의 점유율 확대가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입찰을 수주한 두 국가 모두 셀트리온의 현지법인이 직판하고 있는 지역인 만큼 마케팅 전략, 유통 노하우 등 의약품 판매 전 과정을 아우르는 역량으로 경쟁력을 높인 것도 한 몫 했다.
이 외에 제넨텍의 혈액암 치료제 ‘리툭산’의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 등 후속 항체 바이오시밀러도 허가 국가 확대를 통해 성장 확대에 속력을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허쥬마는 92개국, 트룩시마는 88개국까지 허가를 확대한 상태다.
셀트리온은 올해 미국에서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를 오는 7월 미국에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애브비가 개발한 휴미라는 글로벌 연매출 30조원을 육박하며 세계 의약품 연매출 1위와 누적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블록버스터이다.
셀트리온은 램시마 등 오리지널을 뛰어넘는 우수한 바이오시밀러 역량으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도 우위를 차지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는 바이오시밀러의 개념 자체가 생소했던 시기에 열악한 개발 환경을 딛고 성공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안착한 대표 토종 바이오의약품으로 이제는 명실상부 글로벌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자리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램시마에 이어 트룩시마, 허쥬마, 유플라이마, 베그젤마 등 후속 항체치료제의 허가 확대와 신규 파이프라인 확대를 통해 안정적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kch005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