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조하니

inahohc@ekn.kr

조하니기자 기사모음




'제과'서 '웰푸드'로…새 옷 갈아입는 롯데제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2.26 18:12

56년 만에 사명 변경 검토...'롯데웰푸드' 유력



사업 확장성 고려…지난해 합병 이후 시너지 기대



"균형 잡힌 리네이밍 관건, 간접 분야 아울러야"

2023022601001331500060331

▲서울 영등포구 소재 롯데제과 본사 전경. 사진=롯데제과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지난해 합병으로 덩치를 불린 롯데제과가 사업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사명 교체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제과’ 타이틀 특성상 사업 확장성이 제한돼 이미지 쇄신이 불가피하다는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반면, 그룹 모태이자 업력이 긴 계열사인 만큼 상징성 상실이라는 변수가 발목을 잡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제과는 지난 1967년 설립 이래 56년 만에 사명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롯데푸드를 흡수합병한 후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주력하고 있지만, ‘제과’라는 사명이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이유에서다. 여러 후보를 두고 고심 중인 가운데 새 사명으로는 ‘롯데웰푸드’가 유력하며, 이미 상표와 도메인 모두 등록을 마친 상태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현재는 아직 검토중인 단계"라며 "다음 달 예정된 이사회와 주주종회 승인을 거쳐야 한다. 확정된 건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롯데제과는 합병 이후 기존 주력 사업인 빙과·제빵·건과 등에 롯데푸드의 가정간편식(HMR)·육가공식품 등을 더해 사업 다변화에 나섰다. 기세에 힘입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신사업 육성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식용 곤충을 활용한 대체 단백질 사업 외에도 신규 비건 브랜드 출시까지 염두에 두면서 이를 포괄하는 이름이 필요하다는 업계 분석이다.

해외 사업이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글로벌 기업 이미지를 연상시킬 수 있는 적절한 사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실제로 2017년 10% 미만에 그쳤던 롯데제과의 연매출 가운데 해외법인 비중은 2021년 30%까지 급증했다. 내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롯데푸드와 합병에도 지난해 약 20%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해외 사업 확대에 시동을 건 만큼 사명 교체로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올 초 롯데제과는 향후 5년 동안 인도 자회사인 ‘하브모어’에 700억원을 들여 빙과 공장을 신설하는 등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변화하는 사업 환경에 맞춰 이름을 바꾸는 것도 경영 전략"이라며 "특히, 디저트류 등 제과업종을 강조하는 해외법인명인 ‘롯데 컨펙셔너리(Lotte Confectionery)’의 경우 웰빙(Well-being)을 중시하는 해외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명 변경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업력이 긴 만큼 소비자 인식에 심어진 기업 이미지가 있는 데다, 사명 교체 후 다시 고객에게 각인되기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변경 이후 효과가 기대치만큼 작용하지 못할 경우 안 하느니만 못한 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과거 주력 사업과 미래 신사업 분야 사이에서 균형 잡힌 브랜드 리네이밍으로 수십 년 동안 쌓아온 기업 인지도에 타격을 입히지 않는 것이 관건"이라며 "전혀 상관없는 분야를 포괄하는 이름이라면 우려가 높을 수밖에 없다. 향후 바이오·화장품 등 간접분야까지 아우르는 이름이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inahohc@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