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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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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업체 無면허 시공 ‘기승’…국회도 나선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2.23 15:07

1500만원 이상 공사 실내건축면허 소유 17% 불과



하자보수요청 후 추가비용·계약 불이행·회피 등 피해



관련 피해 급증으로 국회서 법적 제도개선 필요한지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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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테리어업체 중 1500만원 이상 공사는 실내건축면허를 보유해야 하나 그렇지 못한 기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이 지난해 조사한 주거용 인테리어 서비스 피해사례. (사)한국여성소비자연합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1500만원 이상 인테리어 공사는 실내건축 면허 무등록 인테리어업체가 시공할 수 없으나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국회서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모 의원실에서 법적으로 무등록 인테리어업체가 1500만원 이상 공사를 시공할 수 없음에도 성행하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관련법을 준비 중이다. 또한 하자대응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법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지 관련 입법을 검토하고 있다.

본래 무등록 인테리어업체는 아파트와 단독주택 등 주거용 인테리어와 상가 인테리어를 위주로 개별 사업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한샘이나 LX하우시스, 현대리바트, KCC 등 대형 홈 인테리어 시공 참여기업은 직접 시공이 아닌, 자재를 제휴하는 대리점 방식으로 이뤄지기에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영세 개인사업자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소비자에 대한 책임의식이 일부 결여된 부분도 있어, 소비자는 계약부터 시공, 하자대응까지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지난달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이 2022년 9월부터 11월까지 두 달간 인테리어 서비스 판매 실태조사 및 견적서를 취합한 결과에도 잘 나타나 있다.

최근 인테리어업계의 프롭테크라고 할 수 있는 ‘O2O 플랫폼’들의 소비자 리뷰 정보에 따르면, 1500만원 이상 시공 경험이 있는 사업자는 678곳(91.5%)으로 나타났다. 그중 실내건축공사업 면허를 조회하니 겨우 119곳(17.6%)만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참고로 주요 O2O 플랫폼인 △오늘의 집 △내드리오 △숨고 △집닥 △뚝딱 등을 살펴본 결과다.

이런 상황에서 인테리어업체 하자대응도 논란이 되고 있다. 여성소비자연합이 집계한 2021년 7월부터 2022년 6월까지 1년간 ‘1372소비자 상담센터’에서 접수된 인테리어 서비스 피해사례는 총 5351건이며, 그중 아파트 등 ‘주거용’이 2425건으로 나타났다.

올 수리가 22.3%, 욕실이 13.7%, 바닥 6.9%, 도배 6.6%순으로 피해 비중이 컸다. 유형으로는 하자보수가 38.8%, 서비스가 28.9%, 부실시공이 24.7%, 계약해지가 16.6%로 기록됐다.

주요 피해사례로는 소비자가 하자보수를 요청해서 업체가 보수했으나 제대로 하지 않았는데 재요청 시 추가로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었다.

또한 계약과 달리 욕실을 저품질 타일로 작업하고 재시공을 요청하니 추가로 비용을 요구하는 계약 불이행 건도 있다.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데도 잔금을 독촉하는 행위나 중개 플랫폼을 통한 인테리어 서비스 계약 후 책임소지를 플랫폼으로 떠넘기며 하자 처리를 회피하는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무등록자 중엔 1500만원 이하로 계약을 한 뒤 공사를 하면서 추가로 공사비용을 올리는 꼼수를 활용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국회 관계자는 "모 의원실에서 이같은 사례들을 유심히 지켜보며 법적으로 개선할 방안이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1500만원 이상 공사는 꼭 면허를 소유해야 한다는 것이 규제라는 주장도 있다. 대부분 주택 인테리어공사는 3.3㎡(평)당 150만원 정도라고 하면 59㎡(25평)만 해도 3000만원이 훌쩍 넘기 때문이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에는 O2O플랫폼의 발전으로 인테리어업체 정보의 비대칭이 과거에 비해 많이 해소된 부분은 있다"며 "다만 여전히 인테리어 시장에선 소비자의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은 늘 다양한 방면에서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고 진단했다.

현재로선 시공사업자 정보를 확인하고 견적서를 꼼꼼히 비교하며 하자보수 기간을 명확히 확인하고 하자이행보증보험 가능 여부가 있는지 점검해봐야 한다. 또한 하자보수 발생 시 잔금지급을 요청하면 하자 보수에 준하는 공사비 지급은 거절할 수 있음을 확인해야 한다.

한편 오히려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다 보니 이사수요가 없어 인테리어업계 자체가 불황이라 피해사례가 줄어드는 경향도 있다.

대형업체 중 LX하우시스만 하더라도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49억원으로 전년 대비 78.8% 급감했다. 한샘 역시 영업손실이 217억원으로 적자 전환하기도 했다.

이에 부분 한샘처럼 대형업체는 부분 리모델링만 하거나 무한책임 하자보수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중소업체들은 이런 부분에서 경쟁이 힘든 상황이다.

박선구 연구위원은 "지금은 가구·인테리어업계 한파가 크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주거용 인테리어 시장은 확대될 것이다"며 "현재는 옥석가리기의 시간이고, 앞으로의 침체기를 이겨낸 기업들이 향후 업계를 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kjh123@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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