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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주 산업부 기자 |
K-방산이 지난해부터 날개를 달고 비상하고 있다.
국내 방산업계는 LIG넥스원이 지난해 1월 아랍에미리트(UAE)와 천궁Ⅱ 수출 계약을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이집트(한화디펜스)·사우디아라비아(한화㈜)·폴란드(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한국항공우주산업)와 굵직한 무기체계 수출 계약을 따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호주와 방산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방산업계는 지난해 폴란드와 무기체계 수출 계약으로 유럽 시장 진출에도 성공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로 묶인 유럽 시장은 방산 수출국 10위권 중 6개국이 포진돼 있어 난공불락의 요새라 여겨졌다. 특히 독일은 이번 계약으로 큰 충격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영원할 것 같았던 유럽 시장의 일부를 내줬기 때문이다.
방산 수출은 ‘국가 대 국가(G2G) 사업’이면서 철저한 ‘수요자 우위 시장’이다. 무기를 판매하는 대신 반대급부로 제공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술이전·현지생산·부품발주 등이 논의된다.
우리나라 방산업계는 유럽 시장 수출을 확대하려 했으나 국가 간 이해관계에 무산됐다. 현대로템의 K2 흑표전차는 노르웨이 정부의 신형 전차 도입 사업에서 독일의 레오파르트2 신형 모델과 경쟁했지만, 노르웨이가 독일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노르웨이가 한국이 아닌 독일을 선택한 이유는 순전히 ‘자신에게 더 이득이 되는 계약’이기 때문이다. 노르웨이는 독일과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소속일 뿐만 아니라 러시아발(發) 가스관이 막힌 독일에 천연가스 수출을 추진중이다.
지금이야말로 정부의 방산 세일즈 외교가 빛을 발할 때다. 국내 방산업계는 기술력에 있어서 우리나라가 미국이나 독일에 견줘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국제 정세도 K-방산을 돕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을 겨냥한 군비 증강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미와 유럽에 속하지 않는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특성과 경제력을 절충교역의 카드로 적절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2027년 세계 4위 방산 수출 국가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