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안효건

hg3to8@ekn.kr

안효건기자 기사모음




‘정력 급감’ 中 "170이상 탈모 없는 정자 93만원까지", 2년도 줄 선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2.14 08:20
CHINA-REGULATION/INTERNET

▲베이징에 걸린 중국 국기.로이터/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중국에서 남성들 정자 건강이 떨어져 난임 부부가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정자 기증을 이용한 임신 시도가 증가하고 있지만, 기증자들 정자 역시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대기가 길어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10일 베이징 비영리 정자은행은 소셜미디어 계정에 "키 170㎝ 이상의 청결한 습관을 지닌 20∼40세로, 감염병이나 유전병이 없고 큰 탈모도 없는 남성을 구한다"며 정자 기증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이 정자은행은 "베이징과 톈진의 기혼 부부 불임률이 15%에 달하고 그중 40%는 정자 문제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정자 기증을 필요로 하는 부부는 최대 2년을 대기해야 한다며 약 5000위안(약 93만 원)까지 사례금이 지급되니 대학생들은 많이 참여해달라고 독려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61년 만에 처음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출생률이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이에 중국은 출생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각종 출산 장려책을 내놓고 있다.

이 가운데 베이징뿐만 아니라 산둥, 윈난, 장시, 하이난 등 중국 여러 지역에서 정자 기증을 호소하고 있다.

산시성 정자은행의 경우 지난 9일 기증자들에게 정자 분석, 염색체 검사, 유전병과 감염병 검사 등 무료 건강검진을 제공한다고 공지했다.

또 산둥성 정자은행은 기증자에게 정자를 10년간 냉동 보관할 수 있으며 필요할 경우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다만 정자 기증을 지원하는 이들 가운데 기준을 통과한다는 이들은 소수다.

후베이성 추톈일보는 정자가 초저온에서 보관돼야 하기 때문에 높은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기증 지원자 가운데 불과 20%만이 그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산시성 정자은행의 한 직원은 기증자는 평균 남성의 3배에 달하는 정자 농도를 지녀야 한다며, 많은 남성은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 자격을 갖추지 못한다고 말했다.

15년에 걸쳐 정자 농도·수·활동성·정상적인 형태 등을 중심으로 관찰한 2016년 중국 연구진 논문에 따르면, 중국 젊은 남성의 정자의 질은 과거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해당 연구진은 2001∼2015년 건강한 중국 남성 3만 636명에게서 7만개 이상 정자 샘플을 채취해 분석했다.

그 결과 자격을 갖춘 기증자 비율은 2001년 55.78%에서 2015년 17.8%로 급감했다. 또 정상적인 형태를 가진 정자의 비율은 같은 기간 31.8%에서 10.8%로 줄었다.

지난해 저널 ‘인간 생식 업데이트’(Human Reproduction Update)에는 세계 남성 평균 정자 수가 1973∼2018년에 걸쳐 52% 줄었다는 논문이 게재되기도 했다.

다만 양원좡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인구가족사(司) 사장(국장급)은 중국 한 건강 잡지 최신호에서 불임이나 정자의 질이 출생률 저하의 주요 원인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육아와 경제적 부담, 여성의 직업적 발전에 대한 우려가 출생률의 주요 제약 요소이다"라고 말했다.


hg3to8@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