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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영(Young)'한 전경련을 보고 싶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2.05 11:02

김아름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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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용퇴의 뜻을 밝혔다. 2011년 직에 오른 지 12년만이다. 허 회장의 강력한 의사에 전경련은 차기 회장 선임 작업에 들어갔다. 우선 오는 23일 회원사 총회에서 허 회장의 뒤를 이을 신임 회장 후보를 결정한다.

허 회장의 중대 발표로 시작한 전경련 내부 움직임에 재계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과거 전경련의 위상 부활 여부가 이번에 오를 새로운 회장에 달려 있기 때문. 실제로 전경련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전까진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울산공업단지조성과 1988 서울올림픽 유치 등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획을 긋는 업적도 쌓았다. 고 이병철·정주영·구자경·최종현 회장 등 회장직을 거쳐간 인물만 봐도 전경련의 위상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그러했던 전경련이 국정농단을 시발점으로 추락했다. 4대 그룹은 탈퇴 했으며, 한때 폐지론까지 언급될 정도였다. 윤석열 정부가 민간주도 경제를 약속했는데도 정부와 경제단체 만남에서 ‘패싱’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이 흐름대로라면 전경련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 밖에 없다. 과감한 쇄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시기다.

그 첫 카드로 세대교체를 제언하고 싶다. 오늘날 국내 대기업들은 젊어지고 있다. 1960년 이후 한반도 전역에 산업화 바람을 불러 일으켰던 주역들은 하나둘 이름을 남긴 채 역사의 한줄로 기록되고 있다. 주요 임원직에 30∼40대가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경영 전면엔 오너 3·4세가 본격 등판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삼성을 비롯해 LG그룹 등 주요 기업들의 조직개편만 봐도 경쟁력을 갖춘 젊은 인재들이 차세대 리더로 대거 발탁되며 4차 산업혁명을 준비 중이다.

경제단체에도 변화가 생겼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한국무역협회는 구자열 LS의장을 올렸다. 이들이 직에 오르면서 조직과 콘텐츠들 역시 ‘영(Young)’해지고 있다.

전경련 또한 새로운 회장직에 젊은 인물이 오른다면, 국내 많은 젊은 기업인과 공감대 형성은 물론이고 현 정부와 소통에 있어서도 과감히 경제인들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 유관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의 싱크탱크 전환도 젊은 인력의 대거 수혈로 가능해질 수 있다.

오늘날의 산업구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흐름에 맞춰 경제단체들이 담아내야 할 목소리도 그만큼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전경련이 공언한 진정한 쇄신을 이루고 싶다면, 또 과거 위상과 국가경제 발전이라는 대의를 생각한다면 차기 회장부터 과감한 세대교체를 단행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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