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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내정됐다. 우리금융은 임 전 위원장이 당국과의 관계 개선은 물론 내부통제 강화,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각종 과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적임자’라는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회장에 임 전 위원장을 단독 추천한다고 밝혔다. 임 전 위원장은 다음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선임 절차를 거쳐 우리금융 회장에 공식 선임된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3월 25일 임기를 끝으로 물러난다.
1959년생인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는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해 옛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 경제정책국장, 기획재정부 제1차관, 국무총리실장 등을 지냈다. 특히 임 내정자는 2013년부터 2년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한 데 이어 2015년 3월부터 2년간 제5대 금융위원장을 지내며 민, 관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 내정자는 재정경제부에서 근무할 당시 한일은행, 상업은행 간에 합병 작업을 추진했으며, 금융위원장 재임 기간에는 과점주주라는 새로운 모델을 통해 우리금융 민영화를 이룬 장본인이다.
이렇듯 다른 후보군과 차별화되는 이력으로 인해 금융권 안팎에서는 일찌감치 임 전 위원장을 유력한 차기 회장으로 꼽았다. 우리금융 차기 회장 2차 후보군에는 임 내정자를 비롯해 이원덕 우리은행장,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 등 4명이 올라왔다.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이달 1일과 이날(3일) 두 차례에 걸친 면접을 통해 임 내정자가 우리금융 앞에 놓인 과제들을 해결하고, 우리금융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적임자라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종룡 내정자는 NH농협금융지주 회장, 금융위원장 등을 맡으며 금융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다"고 했다.
임 내정자는 3년 간에 재임 기간 동안 금융당국과의 관계 개선, 내부통제 강화, 조직 통합,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등 결코 만만치 않은 과제들을 마주하게 됐다. 우선 가장 큰 과제는 당국과의 관계 개선이다.
우리금융은 DLF, 라임사태 등 사모펀드 사태와 대규모 횡령 등 각종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으면서 당국과 마찰을 빚었다. 손태승 회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용퇴를 결정한 것도 금융당국 수장들의 메시지가 결정타가 됐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라임 사태로 중징계를 받은 손 회장을 향해 연일 거취를 압박하는 메시지를 내놨기 때문이다. 손 회장과 우리금융이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 대통령 업무보고에 불참한 것도 이같은 ‘불편한 관계’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분석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외부적으로는 당국과의 관계 개선, 내부적으로는 사모펀드 사태, 횡령사고 등으로 수많은 허점이 노출된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의 고질적인 문제인 한일은행, 상업은행 간에 파벌싸움을 봉합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증권사, 보험사 인수합병(M&A)을 통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것도 임 내정자 앞에 놓여진 중차대한 과제다. 임 내정자는 취임 직후 민영화된 우리금융의 조직을 재정비하는 한편 디지털 금융 경쟁력 강화, 지배구조 개선 등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