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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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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취업 어렵다"…은행과 다른 카드사 희망퇴직 분위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2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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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윤하늘 기자] 국내 카드사들이 지난해와 올해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나, 신청 건수가 은행권보다 현저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의 희망퇴직 보다 더 좋은 조건을 내걸었음에도 경기 침체에 ‘재취업’과 ‘창업’이 어려운 만큼 더 남아있겠다는 판단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지난 10일까지 준정년 특별퇴직 신청을 받았다. 대상자는 만 10년 이상 근속한 1968년생(만 55세) 직원이다. 특별퇴직자에게는 직급에 따라 최대 36개월치 월평균 임금이 지급된다. 책임자(과장·차장)·사원급은 36개월치, 관리자(부장)는 31~36개월치 월평균 임금을 받는다. 여기에 자녀 학자금과 의료비, 재취업비 등도 지급된다. 퇴직 절차는 이달 말에 마무리 될 예정이다.

신한카드도 11일 단 하루만 근속 15년 이상의 만 54세~58세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희망퇴직자로 선정되면 임금의 평균 30개월 치를 받게 된다. 다만 근속 연차와 나이 등에 따라 평균임금이 다르게 지급되며, 추가적으로 최대 4년간 연간 700만원 이내의 자녀 학자금과 최대 1500만 원의 전직 창업지원금 등도 받을 수 있다.

카드사 희망퇴직 바람은 지난해 말부터 몰아쳤다. 현대카드는 근속 20년 직원을 대상으로 퇴직 지원프로그램 신청을 받았다. 희망퇴직자에게는 최대 39개월치 임금과 자녀 학자금, 건강검진 지원금 등을 지급하기로 했다. 우리카드도 1967~1969년생, 우리금융그룹 근속 10년 이상 재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진행했다.

카드사들이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정비용’ 감소가 크다.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조달 비용이 크게 늘어났고,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실적 악화 여파로 비용을 축소해야하는 상황에 처한 탓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올해 초 희망퇴직을 신청을 받은 신한·우리·하나·현대카드 등 4곳의 희망퇴직 접수자는 합계 50명을 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우리카드와 현대카드의 퇴직 신청자는 10명 수준이었다고 알려졌다. 현대카드와 함께 비슷한 조건을 내세워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던 현대커머스는 단 한 명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5대 시중은행(KB·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희망퇴직자는 지난해보다 1000여명 가까이 늘어난 3000여명이 될 전망이다. 이는 5대 시중은행의 상반기 말 기준 임직원 수(7만3296명) 대비 4%에 해당한다.

카드사와 은행의 희망퇴직 조건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다. KB국민은행은 1967년생부터 1972년생, 만 50세까지를 대상으로 근무기간 등에 따라 23~35개월치의 월평균 급여와 학자금, 재취업 지원금, 건강검진, 재고용 기회를 제공키로 했다.

신한은행도 최대 36개월치의 월 급여를 지급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하나카드와 동일하게 준정년을 대상으로 특별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두 업권의 분위기가 다른 이유는 내부 사정이 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의 경우에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만큼 희망퇴직 조건이 앞으로 더 좋아지긴 어렵다는 의식이 작용하고 있어 지금이 기회라고 보는 경우가 많다"며 "카드사의 경우 ‘불황형 흑자’와 ‘업황 악화’의 시점에서 리스크 관리 차원의 희망퇴직인 만큼 내부에서 버티는 것이 상책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자녀들이 수험생이거나 대학생, 취업준비생인 50대 직원들 사이에서 희망퇴직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다"며 "대상자들이 50대 이상의 직원들이기 때문에 회사를 떠난 뒤 재취업이나 창업 등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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