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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이익 꺾인다"...올해 비은행 급한 금융지주 회장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26 16:00

작년 비은행 비중 줄고 은행 비중 높아져

금리 정점 도달, 비은행 부문 강화 관건

금융지주 회장 대거 교체...성과 보여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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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금융지주사들이 지난해 이자이익에 기반해 높은 수익을 거둔 만큼 금리 인상기의 막바지인 올해 비은행·비이자이익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금융지주사 CEO(최고경영자)들이 대거 교체되며 올해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데, 비은행 부문이 중요한 경영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사의 비은행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은 36%에서 29%로, NH농협금융은 35%에서 28%로 모두 약 7%포인트 감소했다. KB금융지주는 42%에서 38%로 약 4포인트 줄었고, 우리금융지주는 16%에서 15%에서 약 1%포인트 소폭 감소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약 43%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비은행 강화는 금융지주사들의 숙원 과제다. 이자이익에 힘입은 성장에 벗어나 경기 상황에 좌우되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비은행 부문이 탄탄하게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이자이익이 크게 늘었고 은행의 순이익이 상승하며 그룹 내 은행 비중도 확대됐다. 올해는 상반기에 기준금리가 정점을 찍은 후 하반기부터는 하락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어 금리 인상의 특수가 끝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여전히 금리가 높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내리면서 금리 하락 분위기를 타고 있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이에 금융지주 회장들은 비은행 부문에 공을 들이며 그룹의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비은행 비중이 크게 줄었던 하나금융과 NH농협금융, 아직 은행의 비중이 상당한 우리금융에서 비은행 강화에 공격적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하나금융의 경우 함영주 회장이 집권 2년차를 맞이한 만큼 올해는 비은행 경쟁력 강화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3분기 증시 불황으로 순이익이 크게 감소한 하나증권 외에 하나생명에서 35.8%, 하나카드에서 16.8% 각각 순이익이 감소하며 비은행 부문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함 회장은 앞서 신년사에서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인수·합병(M&A)을 강조하며 비은행 강화에 대한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농협금융은 관치 논란을 딛고 이석준 회장이 발탁된 만큼 성과로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 농협금융은 그동안 NH농협은행 비중이 높아 비은행 포트폴리오 개선에 힘을 쏟아왔지만 지난해 비은행 비중이 다시 20%대로 감소했다. NH투자증권이 증시 불황에 따라 순이익이 약 65%가 줄어들며 직격타를 맞았고 농협생명의 성장세와 달리 농협손해보험이 제자리걸음을 보였다.

그룹 포트폴리오가 완성되지 않은 우리금융은 적극적인 M&A를 통해 비은행 보강에 나서야 한다. 현재 우리금융은 다올인베스트먼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있는데, 이를 통해 비이자이익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금융은 그룹의 비은행 핵심인 증권사, 보험사 등 대형 금융사 인수가 필요하다. 단 우리금융의 경우 차기 회장 선정 과정이 마무리되지 않았고 새로운 회장 취임 후 인수인계 시기가 필요해 내부적인 안정에 우선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KB금융 또한 지난해 신한금융에 뺏긴 것으로 추정되는 리딩금융 자리를 되찾기 위해 비은행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미 포트폴리오는 모두 완성한 상황이라 기존 계열사들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 올해 마지막 임기를 앞두고 있는 윤종규 회장은 통합 생명보험사인 KB라이프생명 안정화와 KB증권의 회복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도 진옥동 전 신한은행장을 차기 회장으로 맞이하는 만큼 새로운 수장 아래 장기적인 목표인 비은행 비중 50% 달성을 추진할 전망이다. 신한금융 또한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모두 갖춘 상황이라 비은행 간의 연결을 통해 그룹 시너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올해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금융사들이 당장 몸집 확대를 통한 수익 확대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도 "비은행 강화는 금융지주사들이 꾸준히,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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