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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웨스틴세인트프란시스 호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메인트랙 발표장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본격적인 포스트코로나 국면을 맞아 3년만에 대면행사로 열린 세계최대 제약바이오 투자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지난 12일(현지시간) 폐막한 가운데 삼성·SK·롯데 등 대기업 바이오 계열사와 전통 제약사·바이오벤처는 K-바이오의 새로운 비전과 달라진 위상을 과시했다.
1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지난 11일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메인 트랙’에서 새해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올해 생산능력·포트폴리오·지리적 거점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확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부분가동한 인천 송도 제4공장을 올해 완전가동해 총 생산용량 60만4000리터(ℓ) 압도적인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자리를 굳힐 계획이다. 또한 인천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에 총 7조5000억원을 투입해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은 물론 차세대 의약품 기술기업 육성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 센터도 건설할 계획이다.
동시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불리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기반 유전자치료제 생산설비를 구축해 내년 1분기부터 생산에 들어간다는 목표이다.
존 림 대표는 "앞으로도 삼성의 바이오사업 비전과 로드맵에 발맞춰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지속해 2030년까지 ‘풀(full) 서비스’를 제공하는 톱티어 바이오 기업으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SK그룹은 현지에서 그룹 차원의 공동 투자설명회 ‘SK 바이오 나이트’ 행사를 성황리에 끝냈다.
장동현 SK㈜ 부회장, 김연태 SK㈜ 바이오투자센터장,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 요그 알그림 SK팜테코 대표 등이 대거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SK바이오팜은 자체 개발한 뇌전증 치료신약 ‘세노바메이트(제품명 엑스코프리)’를 독자 역량으로 올해 매출을 늘리는 한편,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3) 혁신상을 받은 뇌전증 예방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공급하는데 집중할 것임을 밝혔다. SK 바이오 나이트 행사에는 투자사와 파트너사 등 50여개사 100여명이 참석해 SK 바이오신약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회사는 전했다.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도 지난 10일 ‘아시아태평양 트랙’에서 총 3조원 투자로 국내에 3곳의 메가 플랜트(공장)를 신축하겠다는 계획을,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올해 10개국 이상에 체외진단기기 직판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각각 발표해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는데 성공했다.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글로벌 고금리와 투자심리 위축으로 행사 열기가 예년만 못할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가 제기돼 왔다. 실제로 올해 공식발표 세션에 나선 우리 기업들은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SK팜테코·LG화학·한미약품 등 6개사에서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롯데바이오로직스·에스디바이오센서 등 3개사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는 글로벌 빅파마(다국적 거대 제약사)들이 자금 부담으로 신규 투자보다는 성과가 가시화된 기업의 인수합병(M&A)에 주력하고 있고, 올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도 ‘빅 딜(대규모 라이선스 인·아웃)’ 소식이 아직 나오고 있지 않은 점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다만, 3년만에 대면행사로 열려 사전등록자 수만 3000여명을 기록하는 등 1만5000여명이 참석하던 예년 수준의 열기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MO·ADC 유전자치료제 등 ‘미래 유망 분야’ 발표장에는 수백명의 참석자들이 몰려든 것과 달리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코로나19 진단기기 등 ‘정점을 지난 분야’ 발표장은 참석자가 적어 상반된 열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차세대 유전자치료제, 디지털 치료제 분야에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만큼 지난 2015년 한미약품(당뇨 신약), 2018년 유한양행(폐암 신약)과 같은 후속 투자 유치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kch005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