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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전통시장과 상생 '제2 스타벅스·백종원 사례' 나오기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11 17:19

유통중기부 조하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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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스타벅스(스벅) 코리아가 서울 경동시장에 방치돼 있던 옛 극장(경동극장)을 활용한 특화매장 ‘경동1960점’을 열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한약재 시장으로 알려진 경동시장 약방거리 한복판에 ‘뜬금 없는’ 커피전문점의 등장에 시장상인은 의아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다른 한편에선 ‘스벅이니까 가능한 시도’라는 평가와 함께 골목상권과 공존을 꾀하는 색다른 시도라고 찬사를 보냈다.

경동1960점은 전통시장과 상생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지역사회에 긍정의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매장에서 판매하는 모든 품목당 300원씩 적립해 경동시장 상생기금으로 조성하겠다는 결정에서 스타벅스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물론 대기업의 전통시장 진출 소식이 들릴 때마다 골목상권 침해에 따른 독과점을 우려하는 반응이 나오지만, 이번엔 환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이른바 대기업의 브랜드 인지도를 업고 전통시장에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시장 활성화와 상점 매출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는 이른바 ‘낙수효과’의 기대감 때문이다. 경동시장에서 약재를 판매해 온 상인 A씨는 "상권 활성화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반색했다.

폐극장을 살린 복고풍 콘셉트의 이색 매장으로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가며 중장년 세대가 주로 찾는 전통시장에 신규 고객이 유입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이유에서다.

이처럼 상생을 키워드로 내걸고 전통시장 활성화에 나선 외식업체는 스타벅스 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백주부’로 알려진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자신의 고향인 충남 예산 지역 전통시장 살리기를 위해 두 팔을 걷었다. 백 대표는 지난 10일 자체 운영중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맨날 꿈꾸고 있는 백종원의 꿈입니다"라며 지역 상생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렸다.

백 대표는 2019년 예산 전통시장을 방문해 느꼈던 "지방이 이렇게 힘들어졌구나, 이러다 잘못하면 지방이 없어지겠구나"라는 절박감이 프로젝트의 계기였다고 설명했다. 더본코리아는 이미 이달 9일 예산시장 내 음식점 5곳의 문을 열었고, 앞으로 2~3개 점포를 더 선보일 계획이다.

갈수록 대기업 마트와 온라인몰에 손님을 빼앗기고 있는 전통시장에 식품 대기업의 ‘상생형 출점’은 상권침해가 아니라 오히려 가뭄 속 단비 같은 동반성장 모델이란 점에서 앞으로 더 많은 모범사례가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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