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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6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XBB.1.5 변이가 지난달 31일 기준 미국에서 신규 확진의 40.5%를 차지했고 일부 지역에선 75%까지 치솟는 등 급속도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처음 발견된 XBB.1.5 변이는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미국 내 감염 비율이 1%대에 불과했는데 연말로 접어들면서 40%대로 급증해 이에 따른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XBB.1.5는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는 BA.2에서 파생된 XBB 변이에서 나온 하위 변이다. XBB 변이는 지난해 인도, 싱가포르 등에서 처음 확인됐고 국내에는 지난 10월 처음 유입이 확인됐는데 지금은 하위 변이인 XBB.1.5가 미국에서 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선 XBB.1.5 감염 비율이 낮은 상황이지만 이 수치는 빠른 시일 내 급변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영국 게놈연구기관인 웰컴생어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기준 영국 내 XBB1.5 감염비율이 4%대로 올랐다. 미국과 인접한 캐나다에선 지난 4일 기준 21건의 XBB.1.5 감염 사례가 확인됐는데 전문가들은 해당 변이의 확산은 시간문제라고 입을 모은다고 캐나다 현지매체 글로벌 뉴스는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XBB.1.5를 두고 "지금까지 발견된 (오미크론) 하위 변종 중 전염성이 가장 강하다"라고 최근 경고한 상황이다. WHO는 또 XBB.1.5는 전파력이 강해 다른 변이와 비교했을 때 ‘성장 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WHO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29개국에서 XBB.1.5 변이가 확인됐는데 이중 우리나라도 포함되어 있어 국내 유행 가능성과 증상, 위험성 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지난달부터 XBB.1.5 변이가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에도 다수의 XBB.1.5가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는 비중이 높지 않지만 미국 등에서의 추이를 고려하면 국내에서도 빠른 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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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노란색 알갱이)에 감염된 세포 현미경 사진(사진=AP/연합) |
블룸버그는 "과학자들은 ACE2 수용체에 대한 XBB.1.5 변이의 친화력이 상위 변종보다 더 강하다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코로나19는 바이러스의 단백질이 인간 세포 표면의 ACE2 수용체와 결합해 감염이 일어난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의 라빈드라 굽타 교수는 싱가포르 매체 CNA와의 인터뷰에서 XBB 변이 등은 항체를 피하는 쪽으로 진화됐기 때문에 인체에 잘 달라붙을 수 없지만 XBB.1.5는 두 가지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XBB.1.5 변이가 기존 변이에 비해 더 위험한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XBB.1.5가 주목을 끄는 이유는 (위험성보단) 면역회피 때문"이라고 밝혔다.
굽타 교수를 포함한 전문가들은 콧물, 인후통, 기침, 두통, 발열 등 오미크론 증상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미국에선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다른 국가에서의 유행 속도가 미국만큼 빠를지는 미지수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편, 세계 온라인 커뮤니티상에선 XBB.1.5를 ‘크라켄’으로 부르고 있다.
캐나다 구엘프대학에서 생물학 교수로 활동하는 라이언 그레고리는 작년 말 자신의 트위터에 "기록적인 (우세종) 성장 우위, 면역 회피, 그리고 ACE2 수용체와의 결합 등을 고려했을 때 XBB.1.5 변이에 별명이 붙어져야 한다"며 "크라켄을 제안한다"라고 썼다.
크라켄은 신화에 등장하는 거대한 문어 괴물로, 바다괴물의 표본으로 여겨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