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김다니엘

daniel1115@ekn.kr

김다니엘기자 기사모음




규제지역은 해제됐는데…‘영끌족’ 몰린 ‘노도강’ 거래 늘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04 15:39

정부, 강남3구 및 용산구 제외한 모든 지역 규제지역에서 해제



영끌족 많은 노도강에서 거래량 증가 기대감 싹터



전문가 "규제 완화된다고 노도강 거래절벽 현상 해소되지 않을 것"

PYH2022080513490001300_P4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앞.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주택 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정부가 강남3구 및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했다. 이로 인해 거래절벽 현상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030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은 사람들)이 몰려있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및 성북구에서의 부동산 거래량 증가 여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대통령실과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2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규제지역을 추가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3차례 규제지역 해제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를 비롯한 과천, 성남(분당·수정구), 하남, 광명시 등 경기도 4개 시는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로 남아 있었으며 서울 내 15개 구는 투기지역으로 묶여 있었다.

그러나 이번 규제완화 조치로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중과가 배제되는 등 세제가 완화되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대출이 확대된다. 재당첨 제한 등 청약 규제 또한 풀려 주택 구입 진입장벽 및 제한이 완화되는 등 수요자들의 부담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 서울 내에서 가장 큰 집값 하락폭을 기록한 노도강 및 성북구에서는 이번 규제지역 해제로 인해 부동산 거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넷째 주 기준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총 7.20% 하락했으며 25개 구 중 노원(-12.02%)·도봉(-11.80%)·성북(-10.27%)·강북구(-9.58%)는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하면서 변동률 최상위권에 위치했다.

여기에 새해 들어 시중은행 대출금리 상단이 8%를 돌파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대출 이자를 감당해야 하는 영끌족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져만 가고 있다.

이처럼 집값하락과 금리인상이 맞물리자 영끌족이 몰려 있는 노도강 및 성북구에서는 당장이라도 집을 팔고 싶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끝없이 하락하는 집값과 갈수록 높아지는 금리에 부담을 느낀 영끌족의 매물 출회가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수요자들 역시 같은 부담을 느꼈기 때문에 관망세는 짙어져만 갔다.

하지만 이번 규제완화 조치 이후 주택 매매에 대한 부담이 줄자 수요자들의 움직임은 한층 더 활발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노원구 중계동 내 A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규제완화 이후 아파트 매매에 대한 문의가 많이 늘었다"며 "아직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실질적인 거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라고 전했다.

이어 "문의하는 이들 중에는 물건을 사려고 오랫동안 눈여겨보던 수요자들이 많았으며 이자 부담으로 집을 내놨던 영끌족 중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물건을 회수한 사람 또한 있었다. 이러한 일들에 비춰봤을 때 이번 규제완화의 영향이 큰 것 같다. 거래량이 확실히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전문가들은 단순히 규제가 풀린다고 해서 노도강의 부동산 거래량이 증가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규제가 완화된다고 해서 노도강의 거래절벽 현상이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자 부담은 집을 팔려고 하는 영끌족과 사려고 하는 수요자들에게 동등하게 적용된다. 때문에 거래량이 증가하려면 추가적인 가격 하락이 필요하다"라고 분석했다.

송 대표는 이어 "거래량이 늘어나려면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야 하는데 현시점에는 그것이 없다"면서도 "정부가 이번 규제 완화로 거래량이 증가할 수 있는 환경만큼은 조성해 줬기 때문에 가격반등과 상관없이 거래량이 소폭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daniel1115@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