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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대내외적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예고되고 있으나 정유업계는 지난해 이어 올해도 견조한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지난해 3분기 정제마진 하락이 있었는데도 올해엔 적정 수준 정도까지의 정제마진 상승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다만 관련 업계는 국제유가 변동성이 예년보다 확대된 만큼 정제마진 안정을 단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정유4사(SK이노베이션·에쓰오일·GS칼텍스·현대오일뱅크)가 견조한 정제마진이 예측됨에 따라 2022년에 이어 올해도 호조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정제마진은 석유 제품 판매 가격에서 원유 등을 포함한 원료비를 뺀 값으로 통상 업계에선 배럴당 5∼6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현재 12월 둘째 주 기준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8.7달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료를 보면 국제유가가 안정적 흐름을 나타내면서 정제마진이 지난해와 비교해 다소 감소하겠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대체 에너지원 수요 확대로 내년에도 견조한 원유 수요가 예상돼 양호한 업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정유업은 수요가 공급을 상회하는데다 내년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14달러로 호황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정유업계는 경기 침체 가속화와 국제유가 변수가 확대되면서 정제마진에 대한 예측 불확실성도 더 커졌다며 호실적을 예상하긴 성급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정유4사는 정제마진 개선에 재고평가 이익 증가까지 더해지면서 12조원 이상의 실적 고공행진을 달린 바 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흑자 기조는 이어가겠으나 해당 기간의 실적을 기대하는 건 무리라는 설명이다. 전반적으로 경기침체 속도가 빨라지면서 성장률이 계속 떨어지는데다가 석유 수요가 드라마틱하게 증가하진 않을 것이란 이유 때문. 여기에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확대 규모도 염두에 둬야 한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다면 올해 나빠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경제침체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속속 발표되는 성장률 역시 하락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석유 수요 증가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정제마진의 오버슈팅(일시적 급등)이 예상되지 않아 지난해와 같은 실적을 기대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국제유가 및 정제마진 상승 가능성에 대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태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오는 2월부터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금수조치가 확대된다. 결국 ‘석유제품 수요 감소’라는 유가 하락 요인과 ‘금수 조치’라는 유가 상승 요인의 힘 겨루기기 결과에 따라 정제마진 향방 또한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도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국제유가가 어느 정도 선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하기 힘들다"며 "(코로나19 때 처럼) 적자를 보진 않겠으나, 그렇다고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