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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산업센터·생활형숙박시설 투자자들 이자폭탄에 ‘비명’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27 16:16

올해 전국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 건수 지난해 대비 26%↓



월세보다 높은 이자에 청약경쟁률 657대 1 생숙 ‘마이너스피’에 급매



"과도한 대출활용 제도 부메랑으로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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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모델하우스에 붙은 임대문의 안내문.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지식산업센터(이하 지산)와 생활형숙박시설(이하 생숙) 등 수익형 부동산 투자자들이 급격한 금리인상 기조에 망연자실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로 반사이익을 누리던 수익형 부동산 시장이 고금리·경기위축 등 불안 요소로 인해 수익률 하락·공실률 상승 등 사면초가에 몰리면서 투자자들의 한숨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 특히 수익형 부동산 시장 거래가 단절되면서 분양가보다 수천만원씩 저렴한 ‘마이너스피’(분양가보다 저렴한 가격) 물건마저 나오고 있어 시장 내 급매물은 점점 더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27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국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 건수는 총 6만1577건으로 전년 동기(8만3230건) 대비 26% 감소했으며 하반기 들어 감소폭이 커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분양 시 657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던 서울 강서구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생숙) 분양권 또한 마이너스피로 시장에 나와 있다.

지난해만 해도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주택 시장 규제로 투자 수요가 옮겨가면서 대체 투자처로 급부상했다. 지산은 대출이 최대 80%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종합부동산세·취득세·재산세·보유세·양도세 등 각종 세금에서 자유롭고 주택 수 산정 대상에서도 제외되고 전매제한이 없다는 강점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생숙 또한 대출규제에서 자유롭고 여러 세금이 중과되지 않으며 전매 제한이 없어 청약 당첨 시 바로 매매할 수 있다는 점이 수요자들의 투자를 부추겼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부동산 시장 하락세로 인해 주택 가격이 곤두박질치고, 공급 또한 대폭 늘어나면서 지산 및 생숙의 인기와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같은 시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6차례나 인상하면서 분양시 대부분을 대출에 의존했던 투자자들은 금리 급등에 따른 직격탄을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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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역 지산 투자자 A씨의 지식산업센터 대출 적용금리. 1년새 금리가 2배 가까이 급등했다.


특히, 이자가 눈덩이처럼 커지자 지산 및 생숙 투자자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서울 지역 지산 투자자 40대 A씨는 "분양가의 80%까지 대출해준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해서 지식산업센터에 투자했는데 최근 이자가 급등하면서 급매물로 내놔야 하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면서 "6개월 전에 120~130만원했던 이자가 6개월 새 200만원 이상으로 2배 가까이 치솟아 이자 갚느라 허리가 휠 지경"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지산 투자자인 B씨는 "올해 8월부터 지식산업센터가 입주였는데 여전히 공실로 남아있다"면서 "임대료를 낮춰 이자라도 감당하려고 했는데 금리가 계속 오르니 그마저 힘들어졌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실제 분위기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산을 전문으로 거래하는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이미 많은 투자자들이 마이너스피에 매물을 손절했다. 이 때문에 현재 지식산업센터 내 마이너스피 매물이 우려보다 많지는 않지만 분위기는 여전히 좋지 않다. 반면 투자자 입장에서 임대료를 더 이상 내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한창 안 좋았던 때보다 더 내려가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자자들 대부분이 많은 대출을 끼고 지산을 매입했기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는 분위기다. 금리가 6% 가까이 되기 때문에 한 달에 200만원 후반대의 이자가 나오는데 월세는 고작 150만원 안팎이다. 금리가 너무 높아 이자보다 월세가 더 싼 현실 때문에 매매거래 또한 전무하며 향후 전망 역시 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현상은 공급 주체 측의 잘못된 분양가 설정과 투자자를 끌어 모으기 위한 과도한 대출 제도의 폐해라는 지적의 목소리 또한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 또한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과도한 대출 제도를 지적하며 향후 전망이 어둡다는 점을 시사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월세와 이자의 차이가 크다면 그것만으로도 문제가 있는 것이며 수익을 못 맞춘다는 것 자체가 공급 주체 측에서 분양가를 높게 잡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송 대표는 이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출활용 제도는 투자시장의 인센티브였지만 이제는 그 반대가 됐으며 부채비율을 키운 것이 부메랑처럼 돌아오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수익형 부동산 시장 향후 전망에 대해 "대출이자가 높은 수익형 부동산은 전망이 차가운 시장이다"라며 "해당 시장은 주택 시장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경기침체 및 소득감소로 인해 사업의 추가 확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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