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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하락폭 기록한 서울 아파트...내년에도 하락세 이어질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25 12:45

12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0.72%·30주 연속 하락



‘노도강·송파’ 하락폭 두드러져…노원구 일주일 만에 -1.34%



"분위기 바뀌려면 금리인상 등 불확실성 제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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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두드러지는 하락폭을 보인 송파구 한가운데 서있는 롯데월드타워. 김다니엘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7주 연속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면서 내년에도 부동산 시장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셋째 주(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72% 떨어지면서 30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역대 최대 하락폭(0.65%)을 기록한지 일주일 만에 다시 종전 기록을 경신한 것이며 7주 연속 최대 하락 기록을 깨면서 심각한 상황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지난해 2030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은 사람들)이 몰려든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은 서울 내에서도 가장 가파른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폭을 보였다.

노원(-1.34%)·도봉(-1.26%)·강북구(-0.96%)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매주 최대 하락폭을 갈아치우면서 영끌족들의 걱정은 날이 갈수록 깊어져만 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노원구 하계동 ‘하계1차청구’ 전용면적 84㎡는 지난 9일 7억1000만원에 거래되면서 불과 몇달 사이에 30%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해당 아파트 동일면적은 지난 6월 10억15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노원구 중계동 ‘중계주공2단지’ 전용면적 44.52㎡의 경우에도 지난 4월 5억3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3억5000만원에 팔리면서 짧은 기간 내 34% 이상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한강 이남 지역에서는 송파구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 대비 0.75% 내려가면서 하락폭이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10명 중 6명’이 ‘갭투자자’(전세끼고 매매)라는 소문이 도는 송파구 가락동 대단지 ‘헬리오시티’의 하락세가 가파르다.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2일 16억6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올해 신고가였던 22억2400만원 대비 5억6400만원 급락했다.

심지어 최근에는 헬리오시티 동일면적 매물이 15억7000만원에 나오면서 내년에도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심어졌다. 가락동 내 A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거래절벽이라고는 하지만 헬리오시티의 경우 하락폭이 워낙 뚜렷하고 대단지이다 보니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는 추세다. 이번 달만 해도 거래 건수가 2~30건이 넘는다. 만 4년 전세 만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급매물이 속출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는 재건축 호재에도 불구하고 폭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82.6㎡는 지난 3일 22억7600만원에 거래되면서 전고가 32억7880만원 대비 30% 이상 속락했다.

이처럼 눈에 띄는 하락세는 잠실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있어 갭투자자들의 유입이 어렵고 송파구 전세가격이 끊임없이 하락하며 매매 가격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해석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총 6.5% 하락했으며 25개구 중 노원(-10.94%)·도봉(-10.72%)·성북(-9.31%)·강북구(-8.74%)가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최근 주택산업연구원은 고금리·경기위축·부동산 세제 정상화 지연 등의 이유로 내년에도 집값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4% 가량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문가들 또한 내년에도 부동산 시장 하락세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금의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분위기가 바뀌려면 금리인상 등의 불확실성이 제거돼야 하고 아파트 가격 또한 수요자들이 납득할 만한 적정가격까지 떨어져야 한다"라고 분석했다.

김 소장은 이어 "내년 하반기 미국 금리정책과 추가적인 규제완화에 따라 아파트 가격이 반등할 수는 있겠지만 최근 몇 년 만큼의 극적인 결과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침체가 장기화될 수도 있기 때문에 ‘브이’(V) 자 반등할지, ‘엘’(L) 자 형태로 바닥을 다질지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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