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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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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타트업의 도약 21] 고피자 “1인 피자로 해외소비자 입맛 공략”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12 08:00

'1인'·‘가성비’ 피자로 인기…5개국 180개 매장 운영
고븐·AI 스마트 토핑 테이블 등 푸드테크로 차별화
높은 수출 성과로 '무역의 날' 산업부장관 상 수상

임재원 고피자 대표. 사진=김하영 기자

▲임재원 고피자 대표. 사진=김하영 기자

20세기 글로벌경제를 제조와 금융 중심의 ‘골리앗기업’이 이끌었다면, 21세기 경제는 혁신창업기업 스타트업(start-up) ‘다윗기업’이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로 최근 20여년 간 글로벌 경제와 시장의 변화의 주인공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스타트업이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테슬라, 알리바바, 틱톡은 물론 국내의 네이버, 카카오, 넥슨, 쿠팡 등도 시작은 개인창업에서 출발했다. 이들 스타트업들이 역외와 역내 경제에서 새로운 부가가치, 새로운 직종(일자리) 창출을 선도하고 있다.

한낱 ‘목동’에서 당당한 ‘장군’로 성장한 ‘스타’ 스타트업을 꿈꾸며 벤치마킹하는 국내외 창업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성공의 열매를 맛보기 위한 과정은 매우 험난하다. 스타트업(창업)은 했지만 점프업(성장)하기까지 성공보다 좌절이 더 많은 ‘정글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부단히 돌팔매질을 연마하는 ‘다윗 후예’ 스타트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K스타트업 고피자
[에너지경제신문 김하영 기자]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가족, 친구와 함께 나눠먹던 피자도 ‘혼밥’(혼자 식사) 트렌드에 맞게 변하고 있다. 대형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앞다퉈 1인 사이즈 피자를 출시하고 있지만, 가격은 1인분 가격이 아니라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고피자’(GOPIZZA)는 간단하고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1인용 화덕 피자를 만드는 푸드테크(식품산업에 4차 산업기술을 적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술) 스타트업이다.

임재원 고피자 대표는 "예전부터 음식은 빨리 나오면서, 가격은 저렴하고, 혼자서 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편의성 때문에 맥도날드를 좋아했다"며 "‘피자는 왜 맥도날드처럼 빠르고, 싸게, 혼자 먹을 수 없을까?’라는 의구심에서 지금의 고피자를 떠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푸드트럭으로 처음 시작한 고피자는 2017년 10월에 법인 설립을 했다. 고피자는 올해 12월 초 기준으로, 국내를 비롯해 싱가포르·인도·홍콩·인도네시아 등 5개국에 180여 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설립 약 5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빠르게 지점을 늘려나갈 수 있는 고피자의 인기 요인은 ‘가성비’이다. 햄버거와 비슷한 5000원대 가격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 피자를 맛볼 수 있다.

고피자는 현재 해외 매장 약 30곳을 운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CGV 안에 있는 매장부터 싱가포르에서는 주유소, 인도에서는 공항 안에 입점해 있는 등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입점해 있다. 내년 초에는 싱가포르 공항, 인도네시아 공항에도 추가로 지점을 열 계획이다. 해외 지점 수는 국내 매장 수의 6분의 1 수준이지만,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고피자는 지난 5일 인도와 싱가포르에서의 높은 수출 성과를 인정받아 ‘제59회 무역의 날’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임 대표는 해외 사업이 순항하는 이유에 대해 "한국에서는 피자가 주식이라는 생각이 약하고, 10~20대 젊은 고객들만 주로 피자를 찾는다"며 "해외에 나가면 10~20대 젊은 층 뿐만 아니라 40대까지도 피자를 우리보다 더 자주, 더 많이 먹기 때문에 판매가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AI 스마트 토핑 테이블 (4)

▲고피자 ‘AI 스마트 토핑 테이블’. 사진=고피자

고피자는 33㎡(10평) 이내의 작은 매장에서 1~2명의 최소 인력으로 빠르면서도 많은 양의 피자를 만들 수 있다. 여러 매장에서 균일한 수준의 1인 피자를 만들 수 있는 이유는 △인공지능(AI) 스마트 토핑 테이블 △고븐 △파베이크 도우(반죽) 등 고피자만의 푸드테크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AI 스마트 토핑 테이블은 AI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피자 토핑 양과 형태를 측정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각 매장에서 균일한 수준의 피자 제조가 가능하도록 돕는다.

고피자의 자체 개발 오븐인 ‘고븐’은 피자 소스와 양념을 뿌리는 것과 커팅 등의 조리과정을 자동화해 피자 생산에 필요한 인력 투입과 시간을 줄여준다.

파베이크 도우는 고피자만의 반죽 특허기술로, 피자 반죽을 약 70% 정도 미리 구운 뒤 급속 냉동하는 기술이다. 이를 위해 고피자 본사 공장에 이어 지난 9월 충북 음성에 월 100만장의 생산능력을 갖춘 ‘파베이크 도우 이노베이션센터’를 완공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피자는 지난 10월 시리즈C 투자 유치를 포함해 총 450억원의 누적 투자금을 유치했다. 기업가치는 1500억원을 인정받았다.

성공적인 피자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는 임 대표는 식음료 업종과 거리가 먼 이력을 가지고 있다. 싱가포르경영대학교와 카이스트(KAIST)에서 마케팅과 경영을 공부한 임 대표는 본인의 브랜드를 만들어보겠다는 신념으로 이른 나이에 창업에 도전했다.

임재원 대표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AI 스마트 토핑 테이블을 비롯한 기술들을 전 매장에 적용하는 것을 비롯해 이번에 유치한 투자금으로 국내외 매장 수를 늘리는 것과 매장당 평균 매출을 올리는 데 집중할 예정"이라면서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고객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더 맛있는 피자 레시피와 마케팅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븐

▲고피자 ‘고븐(GOVEN)’. 사진=고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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