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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순 산업부 기자 |
국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들이 위메이드가 발행하는 가상화폐 ‘위믹스’를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하고 상장폐지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장 대표가 꺼낸 말이다. 당시 그는 "충분히 소명과정을 거쳤고, 우리만큼 잘 한 회사는 없다. 위믹스가 상장 폐지 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로부터 딱 일주일 뒤, 국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들은 위믹스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이튿날 장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낸 뒤 "억울하다"며 눈물을 쏟았다. 이 자리에서 기자들은 장 대표의 ‘호언장담’이 부작용을 키운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그는 "제가 아는 선에서 미디어와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한 것이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물론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위메이드의 노력을 폄훼하려는 것은 아니다. 일부 기업은 하지도 않는 코인 유통량 공시를 매 분기 하다가, 사전에 공시하는 쪽으로 개선했고, 최근에는 실시간 유통량 공시 시스템도 만들어 적용한 게 바로 위메이드다. 위믹스에만 내려진 상장폐지 처분이 불공정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장 대표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 CEO 언사의 무게감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다. 올해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에 100개 게임을 론칭 하겠다며 야심차게 발표했던 계획은 채 50%도 달성하지 못했다. 그래놓고 꺼낸 변명은 "시장 환경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였다. 그리고는 덧붙인다. "내년 1분기까지는 한다"고.
장 대표가 매 기자간담회 때마다 하는 말이 있다. 나는 CEO고, 사실이 아닌 걸 말하면 법적으로 처벌을 받기 때문에 본인은 사실만 말한다는 거다. 그러면서 ‘팩트’와 ‘견해’를 구분해달라고 강조한다. 장 대표의 발언들은 팩트인가, 견해인가. 그걸 판단해내는 건 오로지 투자자와 기자의 몫이다.
위메이드는 더 이상 만년 적자에 허덕이던 변방의 중견기업이 아니다. 국내 블록체인 생태계 리딩 기업이자, 글로벌이 주목하는 회사다. 적극적인 소통? 물론 좋다. 그런데 CEO가 밝힌 청사진이 계속 번복되면 결국 신뢰를 잃는다.
hsju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