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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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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서울 지하철 6년 만에 파업, 출근길 대란은 없었지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30 15:09

서울교통공사 노사 협상 결렬…30일부터 총파업 돌입



출근길 혼란은 피했지만 출근시간 외 배차간격 늘어나



시민들 “파업 장기화 시 열차 운행 중단될까 걱정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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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서울 지하철 1·2호선 환승역인 신도림역 환승통로를 걸어가고 있다. 사진=김기령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서울교통공사 노조 파업 첫날인 30일 오전 8시30분경, 서울 지하철 신도림역 승강장은 열차에서 내리고 타는 승객들로 북적였다. 출근 시간이 임박하자 시민들은 환승통로 계단을 분주히 오르내렸다.

파업 첫날, 운행 지연·연착 등이 우려됐던 출근길 대란은 없었지만 시민들은 "파업이 장기화되면 지하철 운행을 중단할 것 같다"며 걱정스럽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특히 출근길과 달리 퇴근길에는 배차 간격이 길어짐에 따라 당분간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될 전망이다.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이날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29일 밤 10시 노사 간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파업으로 이어진 것. 이번 파업은 지난 2016년 이후 6년 만이다.

이에 공사는 운행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수유지인력을 확보하고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등 비상수송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출근시간대(오전 7~9시) 지하철 운행은 평시와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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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서울 신도림역에서 열차에 탑승하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기령 기자


◇ 시민들 "출근길 대란은 없었지만 더 어수선했다"


이날 신도림역 승강장과 환승구간 곳곳에는 안전요원이 배치됐고 역사 내에는 ‘노조 파업으로 인한 열차 운행 조정’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스피커를 타고 반복적으로 흘러나왔다. 신도림역을 오가는 시민들은 "걱정했지만 출근길 지하철 지연은 없었다"며 "지하철이 평소처럼 도착해서 회사에 늦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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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림역에 서울교통공사 노조 파업에 따른 열차 운행 차질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김기령 기자


하지만 평소보다 더 복잡했다고 느낀 승객들도 있었다.

지하철 4호선 탑승객 이 모씨(32)는 "파업 소식을 듣긴 했지만 출근시간에는 100% 운영한다고 해 평소와 다름없이 나왔는데 정상운영이라고 체감하기에는 분위기가 어수선했다"며 "파업 때문인지 사람이 너무 많아서 4호선이 아니라 9호선 급행을 탄 기분이었다"고 전했다.

이 씨는 "열차 내에 파업 관련 방송이 나오기는 했지만 제대로 안내해주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고도 덧붙였다.


◇ 출근시간대 이후 지연 불가피…시민들 불편 호소


출근시간대가 지나자 배차간격이 다소 길어지면서 일부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수원에서 1호선 인천행 급행을 타고 출퇴근하는 30대 직장인 구 모씨는 "보통 인천행 급행은 배차 간격이 10분 정도인 데 반해 오늘은 20분 째 기다리고 있다"며 "앞으로 파업이 장기화되면 매일 이렇게 기다려야 할 텐데 걱정"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점심시간 외부 미팅으로 지하철을 이용했던 40대 회사원 김 모씨는 "평소라면 4~5분 정도 기다리면 열차를 탔는데 오늘은 한참 기다려야 해서 너무 불편했다"며 "시민의 발을 볼모로 한 노조의 파업이 너무 자신들의 이익만 우선시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파업 여파로 출근시간대 외 낮 시간 등 평상시간에는 운행률이 하향 조정된다. 평시 대비 운행률은 72.7% 수준에 그친다. 1호선의 경우 파업시 평상시간대 운행률이 55.2%로 감소해 1~8호선 중 운행률이 가장 낮아진다. 낮 시간대와 퇴근길 교통 혼잡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공사 측은 "서울시와 한국철도공사 등 기타 유관기관과 별도 대책을 수립해 시행할 계획"이라며 "노조 측에 지속적인 대화 요청을 하는 등 협상을 통해 파업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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