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이승주

lsj@ekn.kr

이승주기자 기사모음




석화업계, 폐플라스틱 재활용사업 경쟁 본격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17 14:30

열분해·해중합 등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기술 '주목'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점차 성장…2050년 600조원 전망

지오센트릭

▲폐플라스틱 재활용해 만든 열분해유. 사진=SK지오센트릭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석유화학 기업들의 폐플라스틱 재활용사업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수명이 다한 석유화학 제품 재활용을 통해 순환경제를 구축하고 수익성과 탄소배출량 감소를 동시에 노린다는 목표다.

17일 석화업계에 따르면 열분해·해중합과 같은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기술이 자원순환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폐플라스틱을 폴리머, 모노머, 전구체, 나프타 등 초기 형태의 원료로 되돌려 석유화학 공정의 각 단계에 공급해 기존 화석연료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LG화학·SK지오센트릭·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 기업들은 공장 건립과 시제품 생산 등 이미 행동에 나섰다.

LG화학은 2024년 1분기까지 충남 당진에 연산 2만t 규모의 초임계 열분해유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해당 공장은 고온·고압의 수증기(초임계 수증기)에서 생성되는 열원을 통해 플라스틱에서 열분해유를 생산한다. 열분해유는 폐플라스틱을 300∼500℃ 이상 고온으로 가열(열분해)해 만드는 원유로, 석유화학 원료인 폴리프로필렌(PP)이나 나프타(naphta)를 추출할 수 있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지난해 10월 초임계 열분해 원천 기술을 보유한 영국의 무라(Mura)에 지분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또한 기술 판권을 가진 미국 서비스 기업 KBR과 기술 타당성 검토·공장 기본설계를 위한 공정 라이센스 및 엔지니어링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SK지오센트릭은 영국의 플라스틱 열분해 전문 기업 플라스틱 에너지와 아시아 최대 규모 열분해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양사는 이를 위해 2025년 하반기까지 울산 리사이클 클러스터 부지에 연산 6만6000t 규모 열분해 공장을 짓는다는 내용의 주요조건 합의서(HOA)를 체결했다. SK지오센트릭은 자체 보유 기술로 폐플라스틱·비닐에서 생산된 열분해유의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한 후처리 공장(연산 10만t 규모)도 함께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열분해 기술 뿐만 아니라 해중합 기술도 활용하고 있다. 해중합 기술은 폐플라스틱을 분해해 ‘단량체(BHET)’로 되돌릴 수 있는데, 이 때 생성된 단량체는 재활용 플라스틱(C-rPET)의 핵심 원료로 사용된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울산공장 34만t 규모의 기존 페트 생산공정을 전량 C-rPET로 전환할 방침이다. 사측은 C-rPET 생산 설비가 안정적으로 정착되면, 매출 원가의 절반(45%)을 직접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은 향후 대폭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이 오는 2030년까지 연 평균 12% 성장하고, 2050년에는 시장 규모가 6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정부의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산업부와 환경부는 지난해 ‘한국형 순환경제 이행계획’를 발표하며 전체 폐플라스틱 처리 현황 중 0.1%에 불과한 화학적 재활용 비중을 2030년 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열분해유의 재생이용 유형 신설, 관련 지침 개정, 조세 감면 등 지원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lsj@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