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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칼레도니아 고로에 위치한 니켈 광산(사진=AFP/연합) |
17일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니켈 3개월물 선물 가격은 16일(현지시간) 톤당 2만 8700달러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 보면 이는 2만 8145달러를 찍었던 지난 6월 9일 이후 약 5개월만 최고 수준이다. 니켈 가격은 이달에만 30% 넘게 뛰었다.
전날인 15일에는 톤당 2만 9700달러에 거래를 마감한데 이어 14일 장중엔 가격 제한폭인 15% 급등해 3만 1000달러 가까이 오르기도 했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니켈 가격이 톤당 3만 달러대를 보였던 적은 5월 초 이후 6개월 여만이다.
중국발 호재가 가격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FT는 중국 경제의 재개방, 부동산 시장 부양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 등의 낙관론에 힘입어 니켈 가격은 지난 5일 동안 25% 가까이 뛰었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기 시작한 점도 니켈 가격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는 관측도 나온다. 니켈을 포함해 원유, 구리, 금 등 주요 원자재는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경우 수요가 오르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이달 초 열린 11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회의 직후 113 가까이 급등했지만 16일에는 106.15까지 추락했다. 그 영향으로 현재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300원 초중반대를 오가고 있으며 엔달러 환율 역시 달러당 140엔대를 밑돌고 있다.
여기에 니켈 공급 축소 소식도 가격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뉴칼레도니아 고로에 니켈 광산을 운영하고 있는 프로니 리소시스는 폭우 여파로 4분기 니켈 생산량을 하향 조정한다고 지난 15일 공식 발표했다. 프로니 리소시스는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에게 니켈을 공급하고 있으며 고로 니켈 광산은 세계에서 가장 큰 광산 중 하나로 꼽힌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니켈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로 광산의 생산 하향 소식은 실망스러운 최근 사례"라며 "인도네시아에선 니켈 생산량이 급증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감소 추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 광산업체 에라메트는 뉴칼레도니아에서의 니켈 연간 생산량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고 스위스 광산업체 솔웨이 그룹은 러시아 공습에 따른 정전으로 인해 우크라이나의 니켈철 공장 운영을 이달 초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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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니켈 3개월물 선물가격 추이(단위:톤당 달러, 자료:한국광물자원공사) |
금속 브로커 업체 석덴 파이낸셜의 조디 윌크스 리서치 총괄은 "시장은 여전히 매우 얕은 상황"이라며 "우리가 현재 목격하고 있는 것은 유동성 부족에 따른 영향"이라고 말했다.
한 트레이더도 가격 상승의 핵심 원인으로는 달러 약세 속 니켈 선물시장에 유동성이 낮기 때문이라며 공급 측면의 문제는 중요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니켈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왔다. 컨설팅업체 CRU의 니크힐 사 니켈 리서치 총괄은 가격을 위로 올릴만 한 소식들은 목격했던 상승 랠리를 정당화시키지 못한다며 "향후 몇 개월 동안 가격이 대폭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브라질에 위치한 광산개발업체 호리존테 미네랄스의 제레미 마틴 최고경영자(CEO)는 "매우 큰 스파이크(가격 급등)로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톤당 2만 달러에서 2만 5000달러 사이에 안정화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니켈 시장 안정화를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같은 기구가 설립되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바흐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투자부 장관은 지난 15일 G20 정상회담에서 OPEC과 같은 카르텔을 만들어야 한다는 구상을 캐나다측과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