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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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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미국 "미사일은 우크라발"이라는데...젤렌스키 ‘펄쩍’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1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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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AFP/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최근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을 두고 서방이 우크라이나 방공 미사일이었다는 결론을 내린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관련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폴란드 PAP통신·로이터·인테르팍스 통신 등을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안제이 두다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바르샤바 국가안보국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전날 사건이 폴란드에 대한 의도적 공격이라는 근거가 전혀 없다. 러시아가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근거도 없다"면서 "우크라이나 방공 미사일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폴란드에서는 전날 오후 3시 40분께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6km가량 떨어진 폴란드 프셰보도프 마을 농작지에 포탄이 떨어져 옥수수를 나르던 농민 2명이 사망했다.

이와 관련 두다 대통령은 "일어난 것은 미사일이 우리 영토에 떨어졌다는 것으로 의도적인 행위가 아니었다"면서 "이는 폴란드를 겨냥한 미사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폴란드에 대한 공격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두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명백하고 당연하게도 러시아의 미사일을 격추할 방공 미사일을 쏘면서 자국을 방어했다"면서 "전날의 충돌은 러시아 측이 낳은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러시아는 키이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미사일 약 100발을 퍼부으며 대규모 공습을 재개했다.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은 이 과정에서 방어용으로 사용된 우크라이나 방공 미사일이라는 것이다.

두다 대통령은 "현장 점검 결과, 전날 폭발은 미사일이 장전한 수준으로 터진 게 아니라, 미사일이 떨어져 남은 연료가 터진 결과"라고 진단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도 두다 대통령과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로부터 대대적인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미사일을 격추하기 위해 미사일을 발사했고, 이 중 하나가 불운하게도 어떤 의도도 없이 폴란드 영토에 떨어졌다는 암시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가 수집한 증거를 검토한 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조약 4조는 이번에 발동할 필요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하지만 이는 여전히 우리의 선택지 중 하나"라고 말했다.

나토 조약 4조는 나토 회원국의 영토 보전, 정치적 독립 또는 안보가 위협받을 경우 언제든 상호 협의를 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나토 주축국인 미국 역시 폴란드 입장에 힘을 실었다.

이날 에이드리엔 왓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서의 (미사일) 폭발에 대한 폴란드 정부 조사를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말했다.

왓슨 대변인은 "우린 폭발이 우크라이나 방공 미사일 가능성이 크다는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의 예비평가와 모순되는 그 어떤 것도 보지 못했다"고 했다.

특히 "최종 결론이 무엇이든지 간에 이 비극적인 일에 대한 궁극적인 책임이 러시아에 있다는 것은 명확하다"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특히 민간 인프라를 겨냥해 미사일을 무더기로 발사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자국을 방어할 모든 권리를 갖고 있다"며 "(미국은)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연대의 뜻과 함께 야만적인 공습으로 인한 희생에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도 브리핑에서 일부 미 전문가들이 폭발 현장에서 조사를 돕고 있다며 "이번 일은 러시아가 선택한 전쟁이 무모하다는 것을 재차 일깨워 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와의 연대를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이런 결론에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방송과 인터뷰에서 "나는 (폴란드에 떨어진) 그 미사일이 우리 것이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그 미사일이 러시아가 쏜 것으로 믿는다"며 "이는 우리 군의 보고를 토대로 한 것이다. 이를 믿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폭발 현장에 대한 우크라이나 접근과 관련 "우리가 조사팀에 포함될 권리가 있는가? 물론이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화상 연설을 통해 "여러분들 가운데 테러리스트가 있다"며 러시아를 겨냥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 러시아는 자국과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으로, 사건 초기 폴란드가 러시아를 의심한 데 대해 모스크바 주재 폴란드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사건 현장에 대한 접근과 공동조사를 요구하는 등 러시아가 이번 사건을 저질렀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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