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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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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금이라더니" 美 월가 기관들, 암호화폐 기대 접어…비트코인 시세 또 휘청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1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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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거대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유동성 위기로 파산보호를 신청하자 미 월가 기관투자자들이 암호화폐를 둘러싼 낙관론을 철회하고 있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을 포함한 주요 암호화폐 시세는 계속 휘청이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암호화폐가 ‘디지털 금’ 같은 포트폴리오 분산투자 대상이 될 것이라면 기대가 사라지면서 암호화폐를 투자 대상에서 배제하는 기관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비트코인 등에 대한 낙관론이 지배적이었지만 이제는 투자 손실 규모가 너무 큰 데 이어 암호화폐 시장구조도 너무 위험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암호화폐 시세가 작년에 고공행진하면서 기관투자자들의 투자도 증가 추세였다.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뉴욕증시에 상장하는 등 암호화폐 투자가 제도권에 급속히 진입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작년 11월 6만 7000달러를 돌파하면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기관투자자들의 암호화폐 투자가 늘어나면서 헤지펀드 브리지워터는 올해 1월 기준 비트코인의 5%를 기관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JP모건체이스는 장기적으로 암호화폐가 금을 밀어내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14만 6000달러(약 1억 9300만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하기도 했다.

지난 4월 회계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조사에서는 암호화폐 헤지펀드의 42%가 올해 연말 비트코인 가격대가 7만 5000∼10만 달러(약 9930만∼1억 3200만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올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에 이어 테라·루나 코인 붕괴와 셀시어스, 스리애로우 등 암호화폐 관련 대출·투자업체의 파산이 있었고 최근엔 FTX 파산신청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암호화폐 시장의 취약성이 잇따라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는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여름 기록한 저점인 1만 3000달러로 다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고 전했다.

영국 파인브리지 인베스트먼트의 해니 레다도 한때는 암호화폐가 전략적 자산 배분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투자대상으로 인식된 적도 있으나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블루베이 에셋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마크 다우딩은 한발 더 나아가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 될 것이란 주장은 거짓일 뿐이며, 더 많은 투자자가 이탈하고 가격이 또다시 급락하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암호화폐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14일 오후 2시 42분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24시간 전 대비 5% 가량 급락한 1만 5916.35달러에 거래되는 등 1만 6000달러선이 또 다시 붕괴됐다. 7일 손실률만 보면 24% 가까이 폭락했다.

암호화폐 2인자로 불리는 이더리움 역시 같은 기간 6.79% 하락한 1180.48달러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리플(-11.43%), 카르다노(-7.98%), 도지코인(-9.93%), 폴카닷(-5.32%), 솔라나(-13.71%) 등 주요 알트코인 시세도 고꾸라지고 있다.

FTX가 발행한 FTT는 20% 가까지 급락한 1.55달러를 기록 중이다. 1주일 전과 비교하면 시세가 93% 넘게 빠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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