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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철광석 기준가격은 9월 대비 17% 하락했다.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3월보다 50% 이상 떨어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신규 주택을 적게 지어 철광석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지난달 열린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부동산 시장을 되살리기 위한 정책이 선보이지도 않았다. 더욱이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발생을 막기 위해 철저한 봉쇄에 계속 나서고 있다.
철광석은 중국 경제의 견인차로 여겨지곤 한다.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에 따르면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세계 철광석 수요의 약 33%를 차지한다. 호주 정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철강의 절반 이상을 생산한다. 그리고 생산된 철강 10t 가운데 7t은 중국이 사들인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우드매켄지의 철강·원자재 담당 말란 우 애널리스트는 최근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20차 당대회에서 암울한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만한 구체적인 정책이 도출되지 못했다"며 "부동산 시장 침체가 가까운 미래에 회복될 기미는 없다"고 말했다.
밝은 면도 있다. 중국은 인프라에 더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공급망이 무너진 뒤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우 애널리스트는 "이 정도로 부동산 부문의 수요 손실을 충분히 상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에너지·원자재 정보 제공업체 S&P글로벌커머디티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달 말 철광석의 하루 기준가격이 t당 79.50달러(약 11만1100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9년 11월 이래 최저치다.
몇몇 은행은 악천후로 주요 광산의 가동이 다시 중단될 경우 철광석 가격은 안정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시티은행과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단기 가격 전망을 낮췄다.
철광석 가격 하락은 원자재 비용을 낮추는 데 한몫해 철강업계의 압박이 누그러질 수도 있다. 그러나 호주의 금속·광물 업체 BHP와 세계 굴지의 광산 업체 리오틴토 등 광산업체의 수익에 타격이 생길 것이다.
BHP의 제임스 에이가 그룹 조달 총괄은 "경기 부양책이 인프라와 자동차 산업에 성장을 가져왔지만 주택 부문 개선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며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여전히 추가적인 불확실성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티은행은 3개월간의 철광석 가격 전망치를 t당 95달러에서 7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철광석 가격이 곧 t당 7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