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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진짜 데이터 강국이 되는 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07 13:27

정희순 산업부 기자

정희순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무려 156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가운데, 재발방지책 마련을 위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데이터의 활용’이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미 도시의 생활 인구 데이터를 취합해 공개하고 있다. ‘서울 생활인구 데이터’는 서울시의 공공 빅데이터와 KT의 데이터를 이용해 일정 시간대에 특정 지역의 인구를 추계한 값이다. 이에 따르면 참사 당일 이태원1동의 생활인구는 약 7만2000여명으로 이 집계가 시작된 2017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사고 발생 직전인 밤 9시 참사 지점 중심 반경 300m 구역에 최대 3만5980여명의 인파가 몰렸던 것으로 추산됐다.

서울시는 ‘서울 실시간 도시데이터’도 공개한다. 서울시 주요 50개 장소에 대한 분야별(실시간 인구, 도로소통, 대중교통, 날씨·환경, 코로나19) 실시간 정보들이 융합된 데이터라 보면 된다. 데이터는 5분에 한번 씩 갱신되고 누구나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다.

이번 참사의 근본적인 원인을 따져보면서 가장 아쉬웠던 대목도 바로 이 지점이다. 통신사의 빅데이터로 충분히 이 지역에 군중이 몰리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는데도, 대책을 미리 세우지 못했다는 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기자수첩을 위해 서울시의 실시간 도시데이터를 다시 한 번 살펴보면서 우려되는 지점도 있었다. 첫째는 이태원 상권의 축소다. 국가 애도기간이 끝난 지난 6일 오후 6시께 서울 실시간 도시데이터를 보면 참사가 발생한 이태원1동의 예상 혼잡도는 ‘매우 붐빔’이었지만, 실제 인구혼잡도는 ‘여유’로 나타났다. 희생자에 대한 추모 분위기가 채 가라앉지 않은 상황이라 말을 꺼내기는 좀 이른 감이 있지만, 이 지역 소상공인을 떠올리면 마음이 착잡하다.

두 번째는 ‘부산 엑스포’ 유치전이다. 전세계가 이태원 참사를 목도한 상황에서 우리의 숙원사업이었던 부산 엑스포 유치가 성공할 수 있을까. 우리 기업들이 엑스포 유치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던 것을 상기하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데이터엔 답이 있다.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당국의 의지에 달려있다. 재발방지 조치가 하루빨리 현장에 적용돼 ‘데이터 강국’의 위상을 다시 세우기를 바란다.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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