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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3분기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3분기에는 예대금리차 축소 등에 따라 순이익이 위축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기우였던 셈이다.
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은 3분기 누적 9조760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18.1% 성장한 규모다. 3분기에만 총 3조426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5%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이자이익을 기반으로 한 실적 상승이 지속됐다. 4대 은행의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23조7761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23.3%나 늘었다. 3분기에만 8조4396억원의 이자이익을 내며 한 분기 동안 8조원 이상을 이자이익을 벌어들였다. 전분기의 7조9761억원에 비해서도 5.8% 증가해 3분기에 더 많은 이자이익을 거뒀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 상승은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대출 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고, 은행에서 이를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단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권이 역대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는 만큼 시선이 곱지 않다. 은행들이 이자로 돈을 벌어들일 수밖에 없는 태생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은행권의 이자장사 비판에 힘을 더한다.
은행권의 대출 가산금리 산정 체계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지난달 24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은행들이 대출 이자에 예금보험료, 지급준비금 등을 넣어 대출 차주에게 부당하게 비용을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복현 금감원장은 "예금보험료, 지급준비금은 가산금리에서 빼서 산정하는 것을 새로운 정책방향으로 잡고 있다"며 은행의 대출 이자 산정체계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은행권에서도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분위기가 있다. 금리 인상기에 대출금리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가산금리 체계를 수정해 금리 수준을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마다 대출 가산금리 산정 방식이 다르기는 한데, 금융소비자들에게 비용을 전가한 부분이 있는 만큼 일부 수정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은행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은행권이 공공기관이 아닌 만큼 과도한 사회적 역할을 부여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고객 돈으로 수익을 내는 업의 특성상 은행들에 요구하는 사회적 책임이 존재한다. 정부의 정책 금융 참여 등의 공통된 노력뿐 아니라 취약차주 지원, 일자리 창출, 환경보호 등 개별 은행들의 사회적 역할을 다하기 위한 지금의 노력이 앞으로도 지속돼야 한다.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이 은행권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은행들이 벌어들인 수익을 그대로 환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더라도 사회에 돌려주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면서 지금의 수익을 은행들이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줘야 할 것이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