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승주 산업부 기자. |
현재 세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 등의 요인으로 군비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자주국방’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세계 국방비는 최초로 2조달러를 돌파했다. 불과 10여 년 전 글로벌 금융 위기로 국방비 지출액을 점차 줄이던 상황과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그간 세계 방산시장은 미국·러시아·프랑스·중국·독일 등 무기 수출 강국이 선점해 왔다. 한국은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2020년 기준 5대 방산 수출국의 비중은 78.1%에 육박한데, 한국의 점유율은 2.8%에 불과했다.
그런데 최근 K-방산이 가성비·철저한 A/S·적기 납품 역량을 인정받으며 세계인의 마음을 잡고 있다. 이를테면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는 독일의 ‘PzH-2000 자주포’와 비교해 성능은 비슷하지만 가격은 3분의 1 수준이다. 또한 한화디펜스와 현대로템의 ‘K-9 자주포’와 ‘K-2 전차’는 폴란드 정부와 계약 시행 2달 만인 이달 19일 출고식을 가지고 첫 납품을 완료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무기체계 수출 규모는 지난 2017년 이후 5년간 177%나 늘었다. 70여 년 전 전쟁을 치르며 지원을 받았던 한국이 오히려 세계 4대 방산 수출국 지위를 넘보는 국가로 성장한 것이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란 말이 있다. 우리 방산의 성장에 가속을 붙이기 위해선 국가적 지원이 뒷받침 돼야 한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한 만큼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수출 진행 시 각국 맞춤형 제품 개발에만 수십억 규모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전 세계 대부분 무기 거래는 기술이전과 현지생산 등 조건이 포함된 절충교역 형태인 만큼, 앞으로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정부의 역할은 더 커질 전망이다. 민간 기업은 정부의 지원없이 독자적으로 계약 조건을 감당할 수 없다. 지난 7월 폴란드와 무기 수출 계약도 정부의 ‘세일즈외교’가 한 몫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K-방산에 물은 들어왔다. 이젠 정부가 노를 저어줄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