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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그룹이 기술 초격차·친환경 투트랙 전략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다. 박찬구(왼쪽) 금호석유화학 그룹 회장과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부사장. |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금호석유화학그룹이 지난 7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장남 박준경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며 ‘3세 경영’의 포문을 열었다. 금호석화는 이를 시작으로 향후 5년간 6조원을 투자해 기술 초격차·친환경 투트랙 전략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우선 2026년까지 친환경사업·신사업 포함 총 매출 12조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20일 금호석화에 따르면 캐시카우 역할을 해내는 NB라텍스 등 기존 사업의 기술 초격차와 바이오실리카, 2차전지 소재인 탄소나노튜브(CNT) 등 미래 친환경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먼저 5년간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기술 초격차를 위해 3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현재 71만t 수준의 NB라텍스 생산 라인을 내년 말까지 95만t으로 증설하고, 향후 2030년까지는 연산 130만t의 생산규모를 갖출 계획이다.
금호석화는 의료·산업·식품용 라텍스 장갑의 원료인 글로벌 NB라텍스 시장에서 약 30%를 점유하며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NB라텍스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이끌어낸 ‘효자’ 제품이다.
기존 사업에 ‘친환경’을 입히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금호석화는 바이오 실리카를 활용한 친환경 합성고무 복합체 사업에 돌입했다. 실리카는 SSBR(타이어용 합성고무)와 배합될 시 타이어의 연비 및 제동력, 내마모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원료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탄화된 쌀겨의 재에 90% 이상 함유된 천연 상태의 실리카를 ‘실리케이트’로 전환한 뒤 이를 다시 바이오 실리카로 가공해 사용한다"며 "채취·가공 단계에서 많은 에너지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던 기존의 규사(석영의 알갱이) 기반 실리카와 달리, 쌀겨를 이용하면 에너지 효율이 높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70%까지 감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호석화는 또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2조7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2차전지 소재로 활용되는 CNT와 전기차 경량화 소재인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가 대표적이다.
CNT는 기존 카본 블랙 소재보다 전도도가 높아 배터리의 에너지 효율을 증가시킬 수 있다. 금호석화는 그간 복합소재 용도로만 이를 생산해왔으나, 최근 2차전지의 양극재 도전재로 사용되는 CNT 소재 개발 및 상용화에 성공했다. 향후 대외적인 상황에 맞춰 현재 120t 수준의 생산설비 증설을 검토하는 한편 제품 품질 개선, 연구·개발(R&D) 활동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가볍고 내충격성·내열성 등이 우수한 EP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EP는 전기차와 수소차 등 미래 모빌리티 확대에 따라 그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자사의 ABS(고기능성 플라스틱) 등 기존의 합성수지 제품과 혼합할 수 있는 EP 제품을 중심으로 물성 개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박 회장은 "연구·개발 능력을 향상시켜 미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을 키우고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도 적극적으로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lsj@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