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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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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국 감산으로 러시아 돕는다?…OPEC+ "순수히 경제적 이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0.17 13:12
USA-SAUDI/OPEC

▲(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 OPEC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최근 ‘역대급’ 감산에 나선 것을 두고 순수하게 경제적 이유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하이탐 알가이스 OPEC 사무총장은 16일(현지시간) 알제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유가를 통제하지 않는다"면서 "최근 감산은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알가이스 사무총장은 "감산은 순수하게 기술적인 결정이며, 이는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 시장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OPEC+는 앞으로의 생산 정책에서도 유연함을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OPEC+는 이달 초 대면 정례회의를 열고 원유 생산량을 다음달부터 하루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한 바 있다.

올 들어 고공행진해왔던 국제유가를 끌어내리기 위한 미국 등의 요청에도 산유국들은 이를 외면하고 감산을 이어간 것이다. OPEC은 지난달에도 원유 생산량을 하루 1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한 바 있다. 감산은 글로벌 원유시장에 공급을 줄이기 때문에 통상 유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은 감산 결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 재검토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고, 백악관은 연일 강경한 메시지로 사우디를 몰아붙였다.

존 커비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3일 성명을 통해 시장 상황에 비춰볼 때 감산 결정을 내릴 이유가 없었다면서 사우디가 러시아와 함께 감산을 주도한 건 "도의적, 군사적으로 러시아를 도운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동 산유국들도 일제히 항변에 나서면서 러시아 편에 선 것이 아니냐는 미국의 비판을 일축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은 이날 연설에서 "석유는 글로벌 경제 성장에 중요한 요소"라며 "사우디는 국제 원유 시장의 안정과 균형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사우디가 시장의 안정과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결과로 OPEC+ 합의를 수립하고 유지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에서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살만 국왕은 또 지난달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중재로 러시아에서 미국 등 국적의 전쟁포로 10명이 풀려난 점을 거론하며 "사우디는 평화의 중재자"라고 언급하는가 하면, "이란이 핵과 관련한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성실히 협조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칼리드 빈 살만 사우디 국방부 장관도 이날 트위터에 "OPEC+의 만장일치 감산 결정이 순전히 경제적 이유에 따른 것임에도 누군가는 ‘사우디가 러시아의 편에 섰다’고 주장한다"고 썼다.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동생인 그는 이어 "이란도 OPEC 회원국인데, 그렇다면 사우디가 이란과도 편을 먹었다는 것인가"고 반문했다.

앞서 이라크도 OPEC+의 감산이 온전히 경제적 지표에 따른 것이었다는 주장을 폈다.

이라크 석유수출공사(SOMO)는 이날 성명을 통해 "불확실하고 선명하지 않은 시기에 최선의 대응책은 시장 안정을 지지하고 필요한 유도책을 쓰는 선제적 접근이라는데 OPEC+ 회원국 간에 의견일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쿠웨이트 석유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커지는 침체 우려와 더딘 세계 경제 성장이 원유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불러왔다면서 감산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만 역시 같은 주장을 폈다.

오만 에너지부는 성명을 통해 "석유 생산량을 하루 200만 배럴 감산하기로 한 OPEC+의 결정은 시장 데이터와 변수에 기반을 뒀다는 점에서 회원국의 기존 결정에 부합한다"며 "시장을 안심시키고 안정을 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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