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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자본흐름을 추적하는 업체인 엑산테 데이터는 아시아 국가들이 지난달 달러를 매도한 규모가 300억 달러(약 42조 93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일본까지 포함할 경우 그 규모는 500억 달러(약 71조 5500억원)가까이 불어났다.
이로써 올 들어 지난 9개월 동안 아시아 국가들이 달러를 팔아 자국 통화를 매수한 규모가 890억 달러(약 127조 5815억원)에 달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활발했던 외환 개입이라고 엑산테는 전했다.
엑산테는 또 한국이 지난달 170억 달러(약 24조 3780억원)어치 달러화를 매도했고 홍콩, 필리핀, 태국, 대만 등도 달러화를 순매도했다고 짚었다.
이처럼 아시아 국가들이 잇따라 자국 환율 방어에 나선 배경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인 통화긴축 정책을 펼치면서 달러화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엑산테의 알렉스 에트라 수석 전략가는 "(미국) 금리가 뛰면서 기타 국가들의 통화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아시아 정부는 변동성을 저지하기 위해 종종 외환시장에 개입을 해왔다"며 "그러나 아시아 국가들의 지난달 달러 매도는 2020년 3월 이후 최대 규모"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당국의 추가 개입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14일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7엔대까지 오르는 등 1990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앞서 일본 정부와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엔달러 환율이 장중 145.90엔(일본은행 집계 기준)까지 치솟은 지난달 22일 약 24년 만에 달러를 팔아 엔화를 사들이는 시장 개입을 했다.
일본 재무성은 8월 30일부터 9월 28일까지 한 달간 외환 개입 실적액이 2조 8382억엔(약 192억 달러)이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시장 개입 직후 환율은 달러당 140엔대까지 하락했으나 일본의 초저금리 기조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엔화 가치가 또 다시 급락한 것이다. 이에 일본 당국이 다시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지 주목된다.
한편, 블룸버그는 세계 곳곳에서 외환보유액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외환보유액이 올 들어 1조 달러(8.9%) 넘게 빠진 12조 달러를 밑돌았는데 이는 블룸버그가 2003년 집계한 이후 최대 낙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