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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 전경. 사진=효성첨단소재 |
탄소섬유는 기존 철에 비해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하고, 탄성은 7배, 강도는 10배에 달해 수소차, 우주 항공 분야 등 다방면에서 주목받고 있는 신소재다. 효성첨단소재는 지난 2008년부터 탄소섬유 개발에 돌입해 2020년 탄소섬유 분야 첫 흑자를 기록했다. 오는 2028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연간 2만4000t의 탄소섬유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해당 분야 글로벌 ‘톱3’를 노려왔다.
12일 효성첨단소재는 인장강도 6.4㎬, 탄성율 295㎬ 이상 수준의 ‘H3065(T-1000급)’ 초고강도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 주력 생산 제품이었던 ‘H2550’는 철보다 강도가 10배 높은데 비해, 이번 초고강도 탄소섬유는 철의 14배 이상 강도를 가진다. 이와 동급인 T-1000 탄소섬유는 최신 항공기 동체 및 부품, 인공위성을 비롯한 우주발사체 등 우주항공 및 방위 산업에 활용되고 있다.
특히 초고강도 탄소섬유는 우주 산업 분야 개발에 필수적인 소재로 꼽힌다. 발사체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등 기존 소재에 비해 가벼우면서 높은 탄성과 강도로, 추진력을 높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탄소섬유를 사용해 발사체 무게가 줄어들면, 그 만큼 인공위성 등 탑재체의 무게를 늘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방산 분야에서도 탄소섬유를 사용하면 경량화의 극대화가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속도 및 사거리 향상 등 기동성과 화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효성의 탄소섬유 투자는 조현준 회장의 의지가 담겨 있다. 조 회장은 지난 2019년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에서 "탄소섬유는 가벼우면서 철보다 강하기에 산업소재의 패러다임을 어디까지 바꿀 수 있을지 그 끝을 단언하게 어렵다"며 "효성은 탄소섬유를 더욱 키워 ‘소재강국 대한민국’ 건설의 한 축을 담당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간 T-1000급 탄소섬유는 원료 중합, 방사, 소성 등 전체적인 공정 난이도가 높고 차별화된 기술력이 필요해 일본과 미국에서만 생산했다. 조 회장은 "이번 개발로 일본, 미국에 이어 초고강고 탄소섬유 생산이 가능한 탄소소재 선진국에 오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효성첨단소재는 이번 ‘H3065’ 탄소섬유 개발을 통해 고부가가치 우주·항공 탄소섬유 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다. 글로벌 우주·항공 탄소섬유 시장은 수량 기준 15%의 비율로 2위이나, 금액 기준으로는 약 3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고부가가치 시장이다.
여기에 탄소섬유 시장도 점차 커질 전망이다. 일본의 시장조사 전문기업 후지경제는 글로벌 PAN계 탄소섬유 시장은 지난해 8만5790t에서 연평균 10%의 지속 성장해 2035년에는 32만7430t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효성첨단소재 관계자는 "그간 목표로 내세운 탄소섬유 분야 글로벌 ‘톱3’ 진입에 한걸음 다가서게 됐다"며 "새로운 먹거리로 삼고 있는 탄소섬유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첨단소재는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후속 적용 연구를 완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