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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타스/연합뉴스 |
연합뉴스에 따르면,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모든 국가는 주권과 영토의 온전성을 존중받아야 한다"며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노력은 지지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우방인 인도의 아린담 바그치 외교부 대변인도 "인도 정부는 기반시설을 표적으로 삼고 민간인들이 사망하는 등 우크라이나 분쟁이 악화하는 것을 깊이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싸움을 진정시키기 위한 노력을 돕겠다고 말했다.
두 나라는 러시아가 올해 2월 우크라이나를 일방적으로 침공한 이후에도 국제사회 대러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목소리로 긴장 완화와 대화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계속된 공격행위에 여태 남아있던 동맹국들이 어려운 입장에 놓였다"며 이런 움직임의 배경을 분석했다.
NYT는 중국과 인도가 여전히 러시아 침공을 직접 규탄하지 않고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늘리는 등 경제협력을 유지하고 있으나, 다른 한편에서는 푸틴 대통령과 갈수록 거리를 두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중순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회담을 한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이 이번 전쟁에 ‘의문과 우려’를 제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역시 SCO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났을 당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개발도상국들이 겪게 된 문제를 거론하면서 "(이번 회담이) 우리가 어떻게 평화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지 논의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밖에 이스라엘 총리도 개전 후 처음으로 러시아의 민간인 공격을 공개 비판했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총리는 트위터에 "나는 키이우(키예프)를 비롯한 우크라이나의 도시에서 러시아가 자행한 민간인 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희생자 가족과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진심 어린 애도의 뜻을 보낸다"고 썼다.
이스라엘도 시리아 내 군사적 이해관계 등 문제로 한동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소극적 태도를 유지해왔다.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 전쟁을 규탄하면서도 러시아를 직접 거명하지 않았고,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도 동참하지 않았다. 저고도 방공시스템인 아이언돔 등 우크라이나의 방어용 무기 지원 요청도 거부했다.
그러나 라피드 총리 취임 뒤 이스라엘은 최근 우크라이나 부상병을 자국에 입국시켜 치료해줬다. 지난달에는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4개 지역에서 실시된 러시아 영토 편입 주민투표와 그 결과도 인정하지 않았다.
한편, 러시아는 지난 8일 ‘푸틴의 자존심‘ 크림대교 폭발 이후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해 전방위적 보복성 공격을 감행했다.
푸틴 대통령은 자국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크림대교 폭발은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배후인 테러 행위"라며 "오늘 아침 우크라이나의 에너지·통신 시설 및 군사지휘 시설 등을 고정밀 장거리 무기를 사용해 타격했다"고 밝혔다.
크림대교는 러시아가 2014년 당시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병합한 후 건설에 나서 2018년 5월 개통한 것으로, 크림반도 병합의 상징물이다.
상징물에 대한 공격으로 러시아는 키이우와 르비우, 드니프로, 자포리자, 수미, 하르키우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10여곳에 미사일 80여발을 쏟아냈다.
인파가 몰리는 출근시간대에 이뤄진 이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최소 14명이 숨지고 100명가량이 다쳤다.
러시아는 군사시설만을 겨냥했다고 주장하지만, 서방은 민간인 피해가 다수 발생한 이번 공격을 전쟁범죄로 규정해 제재 강도를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이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겁먹지 않을 것이고, 더욱 단결할 것"이라며 "전장에서 러시아 군대를 더 고통스럽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우리는 동맹 및 파트너와 함께 계속해서 러시아가 침략에 대한 비용을 치르게 하고, 푸틴과 러시아가 잔혹 행위와 전쟁범죄에 대해 책임지게 하며, 우크라이나군이 조국과 자유를 지키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