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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당한 우크라이나 키이우(사진=로이터/연합) |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키이우 등 주요 도시에서 집중적으로 벌어진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민간인을 포함해 최소 14명이 숨지고 97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푸틴 대통령은 자국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크림대교 폭발은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배후인 테러 행위"라며 "오늘 아침 우크라이나의 에너지·통신 시설 및 군사지휘 시설 등을 고정밀 장거리 무기를 사용해 타격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가 폭발로 일부 무너져내린 지 이틀 만에 러시아가 개전 이후 최대 규모의 공습으로 ‘피의 보복’을 시작했음을 자인한 셈이다.
서방 진영에서는 즉각 러시아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사일 공격으로 민간인이 숨지고 다쳤으며 군사 용도가 없는 표적이 파괴됐다"며 "미스터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국민을 상대로 시작한 불법 전쟁의 잔인함을 다시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 공격은 시간이 얼마가 걸리더라도 우크라이나 국민과 함께하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더 강화할 뿐"이라며 "러시아가 명분 없는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우크라이나에서 병력을 철수할 것을 다시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동맹 및 파트너와 함께 계속해서 러시아가 침략에 대한 비용을 치르게 하고, 푸틴과 러시아가 잔혹 행위와 전쟁범죄에 대해 책임지게 하며, 우크라이나군이 조국과 자유를 지키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통화하고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규탄과 희생자에 대한 애도를 표명한 뒤 대(對)우크라이나 안보·경제·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동맹 등과 협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 첨단 방공시스템을 포함해 우크라이나를 방어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지속하겠다는 뜻도 다시 한번 밝혔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도 성명에서 이번 공습을 두고 "위기를 고조시키는 행동으로, 용납할 수 없다"며 "민간인이 가장 큰 희생을 치르고 있다"고 했다.
유엔 회원국들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긴급특별총회에서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러시아의 불법적 병합 시도를 규탄하는 결의안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 유럽연합(EU) 주도로 마련된 이번 결의안은 12일 표결될 전망이다.
이에 물러서지 않는 러시아는 오히려 맞대응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
세르게이 럅코프 러시아 외교부 차관은 11일(현지시간) 러 매체인 스푸트니크 통신에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직접적 충돌은 러시아의 관심사가 아니다"라며 우크라이나와의 갈등에 서방의 개입이 확대되는 데 따라 적절한 대응을 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과 다른 서방 국가들은 걷잡을 수 없는 긴장 고조의 위험을 깨닫기를 경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