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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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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셀'에 무너진 글로벌 증시·채권...'달러·비트코인'만 웃었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0.02 15:41
주식투자

▲(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세계 투자자들의 투매 공세로 지난 9개월 동안 글로벌 증시와 채권 시장 가치가 36조 달러(약 5경 1876조원)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통화긴축 정책과 이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패닉셀’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지난 분기에 플러스(+) 수익률을 보인 자산들이 있어 주목을 받는다. 

2일 블룸버그통신이 각종 자료를 취합한 결과 지난 9개월 동안 글로벌 주식과 채권 시장의 가치가 36조 달러 증발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이며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증발됐던 규모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그동안 연준의 통화완화 정책으로 유동성이 풍부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규모는 크게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빠른 시간 내 매도세가 일어났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 9개월 동안 증발된 36조 달러는 2020년 중반부터 2021년말까지 축적된 규모다. 시총이 무너지는데 두 배가량 더 빨랐다는 것이다.

연준의 통화긴축,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 경기와 기업실적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맞물리면서 채권과 주식 시장에서 동시에 매도세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채권과 주식이 동시에 매도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했다.

이런 와중에 투자자들이 참고하는 지표들도 부정적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미국 주식, 미 예탁증권(ADR), 미국 리츠 등을 추종하는 뉴욕증권거래소(NYSE) 종합지수가 최근 200주 이동평균선인 1만 4000선을 붕괴한데 이어 2018년, 2020년 최고점 밑으로 내려왔다는 점을 짚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하락에 따른 손실이 누적되면서 투자자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더 많은 자산을 매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네트 전략가는 "월가 최고의 바로미터가 무너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은행은 또 2021년 8월 이후 전 세계에서 금리인상이 총 294회 단행됐고 지난 7개월 동안 3.1조 달러의 양적긴축(QT)가 시작됐다고 짚었다. 그 결과 글로벌 증시와 채권시장의 시총이 무너졌다는 설명이다.

엎친 데 덮친 격, 증시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제기된 상황이다. 골드만삭스와 블랙록은 시장이 글로벌 경기침체를 아직까지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했고 블룸버그는 ‘월가의 공포지수’로도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가 급등했지만 과거 약세장 수준만큼 오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네트 전략가도 미 국채수익률, 달러화, 연준의 매파적인 태도가 내년 1분기 절정에 이르기 전까지 글로벌 증시가 저점을 찍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각에선 유동성이 사라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리셋 버튼’이 눌러졌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GAM 인베스트먼트의 데이비드 다우스넷 글로벌 투자 총괄은 "정치적, 경제적인 측면에서 세계가 재건되고 있으며 이러한 추이는 2030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며 "우리는 ‘시대의 전환’을 경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투자 대안 중에서 3분기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했던 자산은 비트코인과 달러화만 유일했다 전했다. 전통 안전자산으로 여기는 금과 채권은 주식보다 하락률이 더 가팔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3분기 MSCI 세계 지수, 글로벌 채권, 금, 원자재는 각각 5.5%, 7.9%, 7.6%, 3.1%씩 떨어졌고 같은 기간 비트코인과 달러 인덱스는 4.3%, 6.7%씩 올랐다.

2일 한국시간 오후 4시 3분 기준, 글로벌 암호화폐 시세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1만 9287.78달러를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 시세는 지난 6월 3만 달러대에서 1만 9000달러대 밑으로 추락한 바 있다. 그러나 그 이후로부터 지금까지 1만 8000~9000달러 선을 지켜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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