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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 |
지난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1% 급락한 2만 8725.51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 지수는 지난 주 3만 선이 붕괴된데 이어 이번 주에는 2만 9000선마저 무너졌다. 202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2만 9000선 밑으로 빠진 것.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51% 떨어진 3585.6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1% 떨어진 1만 575.62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다우 지수, S&P 500 지수, 나스닥 지수는 9월 한 달에만 각각 8.8%, 9.3%, 10.5%씩 떨어졌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했던 2020년 3월 이후 최악의 수익률이다.
분기별로도 글로벌 증시는 올해 들어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S&P 500과 나스닥 지수의 3개 분기 연속 하락은 2009년 이후 처음이라고 CNBC방송이 보도했다.
아울러 올들어 다우 지수가 21%, S&P 500 지수가 24.8%, 나스닥 지수가 32.4% 씩 빠지는 등 3대 지수가 모두 약세장에 공식 진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월부터 9월까지 S&P 500 지수가 1931년 이후 세 번째로 최악의 퍼포먼스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처럼 글로벌 증시가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온 배경엔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은 데 이어 내년까지 금리인상을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영국 정부가 최근 대규모 감세 정책을 발표한 것도 달러화 강세를 부추겨 글로벌 증시의 새로운 악재로 작용했다.
또 이날엔 연준이 주목하는 물가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8월에 4.9% 오르면서 그 전달 상승폭(4.7%)을 웃돌았다. 이에 연준이 당분간 매파적인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더욱 실려졌다.
이런 상황에 글로벌 증시의 폭락세가 지속돼왔기 때문에 반등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도이치방크는 베어마켓 랠리가 일어날 가능성을 30%로 제시했다. 블룸버그는 극단적인 비관론, 시장 과매도, 최저 수준의 펀드 포지셔닝 등을 기술적 반등의 재료고 꼽으면서 이들이 현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또 S&P500 지수가 연저점 경신을 앞두면서 트레이더들은 항복(capitulation) 조짐을 목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과거 약세장 추이를 살펴보면 이번 하락장이 끝나기엔 한참 멀었다는 관측도 있다. 약세장이 끝나는 과정에서 증시가 추가로 폭락할 가능성도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이번 약세장의 기간은 지난 14차례의 하락 사이클과 비교했을 때 절반에 불과한 상황이다. S&P 500 지수 기준, 과거 약세장들의 기간과 손실률은 평균적으로 각각 20개월 이상, -39%로 집계됐는데 이번 약세장은 9월 동안 증시가 25% 빠진 것이다. 앞으로 증시가 15% 가량 더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아울러 블룸버그는 "지난 6차례의 약세장에선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때 증시가 바닥을 쳤다"고 짚었다.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글로벌 증시폭락으로 매번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긴축으로 인해 증시가 하락할 경우, 연준이 스탠스를 바꾸기 전까지 하락세가 지속됐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내년 4월까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그때가지 증시가 바닥치길 기다려야 할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증시전망을 두고 그동안 낙과적인 주장을 이어왔던 전문가들도 분위기가 달라진 모습이다.
월가의 대표적 강세론자로 꼽히는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이날 투자노트를 내고 "최근들어 지정학적, 통화정책적 리스크들이 급증하면서 우리의 2022년 목표 또한 리스크에 처해졌다"며 "우리의 목표는 높은 수준에 속하지만 2023년까지 실현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은행들의 정책적 오류,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누출사태로 촉발된 러시아와 서방의 긴장감 등을 리스크로 꼽았다. 콜라노비치는 S&P 500 지수가 올 연말까지 4800대로 오를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