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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제명 징계 문자 정말 문제 없었나…동시에 갈린 목소리 뜯어보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9.20 09:47
'이준석 제명' 메시지 포착에…정진석

▲지난 19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촬영된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휴대전화 화면, 정 비대위원장이 유상범 의원과 주고받은 문자가 보인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국민의힘 윤리위원이었던 유상범 의원이 약 한 달 전 중진 의원인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이준석 전 대표 ‘제명 징계’를 시사하는 문자를 보낸 것이 알려져 윤리위원직을 사퇴한 가운데, 이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검사 출신인 유 의원은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오랜 검사 경험에 비춰봤을 때, 성상납 의혹 수사 내용이 구체성을 띤다고 판단을 한 부분도 있었고 그래서 제 나름대로는 기소 가능성이 보인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반복되는 이 전 대표의 해당행위적 발언, 특히 근거 없는 모욕적 발언이 굉장히 많았다는 그 의견을 제가 전달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 비대위원장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유 의원과의 카카오톡 대화방을 열어 보다가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대화방에서 정 비대위원장이 "중징계중 해당행위 경고해야지요~"라는 메시지를 보내자 유 의원은 "성상납 부분 기소가 되면 함께 올려 제명해야죠"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 유 의원은 "윤리위원으로서 자기 속의 마음을 겉으로 드러내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겸허히 수용했다"며 "이후 윤리위가 계속 개최될 상황인데 제가 신분을 유지하거나 윤리위 회의 참석한다면 이양희 위원장이 강조했던 윤리위원의 독립성, 공정성, 객관성 같은 가치가 흔들릴 수밖에 없고 그래서 사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 성상납 의혹이 기소되거나 사실로 드러나면 제명 사유라는 데 문제는 없으나, 개인 생각을 드러낸 데 대한 책임으로 사퇴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오전 다른 라디오 방송에 나와 문자가 오고 간 과정 자체에 의혹을 제기했다.

허 의원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유 의원과 정 의원이 이 전 대표 징계 관련 문자를 주고받았던 당시 상황에 "이미 윤리위가 제명을 생각했다는 소문은 있었다"며 "그게 사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여전히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또 "정 비대위원장님은 사실 평의원이기는 하지만 시쳇말로 윤핵관이라고 하는 분이었고 다선이다. 그리고 윤리위원인 유 의원은 초선 아니겠는가"라며 "그래서 그게 좀 간단치 않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당내 최다선(5선) 의원이자 친윤계로 꼽히는 정 비대위원장이 초선 윤리위원인 유 의원에게 징계 관련 문자를 보낸 것부터 윤리위 결정에 ‘윤심 개입’ 의혹을 낳는다는 지적으로 해석된다.

두 의원은 이 전 대표 추가 징계 사유로 꼽힌 비판 수위에 대해서도 엇갈린 입장을 내비쳤다.

유 의원은 "표현의 자유에서 문제되는 것이 명예훼손, 모욕이라는 게 있다"며 "지금까지 이 전 대표가 (비난할 때) 객관적으로 근거를 밝혀 말하는 것은 거의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대부분 그냥 단정 지어 네이밍을 하고 프레임을 지어 말을 했을 뿐"이라며 "그런 부분이 반복이 되다 보니까 윤리위에서도 치열한 논쟁 끝에 추가 징계에 대한 결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허 의원은 "(이 전 대표 징계 결정이 내려진다면) 기본적으로 입에 재갈을 물리고 표현의 자유를 제약했다는 비판을 받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이 전 대표가 하는 행보에 대해서는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그 결과가 어떤 것이든 본인이 책임질 것"이라며 "그래서 이 전 대표 입장에서는 추가 징계가 인류 보편적 가치인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허 의원은 이 전 대표가 법원 가처분 소송과 유엔(UN) 제소 등 수단을 강구하는 데 대해서도 "따지고 보면 그게 각각 별개의 사안이 아니라 하나의 사안"이라며 "당연시해 왔던 정당 민주주의와 자유가 지금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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