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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경북 포항시 남구 포스코 포항제철소 4고로(용광로)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포스코가 불황 속에 고로 중단이라는 예상치 못한 악재를 안게 됐다. 금융투자 및 산업계 일각에선 포스코의 하반기 실적에 찬바람이 불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포스코에 따르면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침수된 포항체절소가 고로 3기 및 일부 제강공장 정상 가동으로 철강반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이로써 지난 10일 3고로, 12일에는 4고로와 2고로가 순차적으로 정상 가동에 돌입해 포항제철소 모든 고로가 정상가동 체제에 돌입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12일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을 제강공정에서 처리하기 위한 제강 및 연주설비 복구에 집중해 제강공장의 경우, 전로 총 7기 중 4기와 연주 총 8기 중 4기를 이날 재가동했다"고 했다.
다만 "압연라인의 배수 작업은 80% 정도 마무리됐고, 우선 가동이 필요한 1열연공장과 3후판공장은 배수가 완료돼 전원 투입을 시작했지만, 압연라인 지하시설물 복구가 마무리돼야 정확한 피해규모 추산 및 압연라인 복구·가동 계획이 수립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산업계에선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포항제철소가 완전 정상화까지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커 자동차를 비롯해 조선과 가전 등 후방 수요산업의 연쇄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와 조선의 경우 사전에 물량을 확보해놨다고 해도 자칫 철강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최근 철강시황 등을 염두에 뒀을 때 포항제철소 고로 침수가 실적에 부담을 더해줄 수 있다는 의견이다.
현재 철강업체들은 세계 각국의 긴축정책으로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수요 부진에 따른 재고 증가를 겪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이 코로나19 봉쇄 정책으로 부동산 등 인프라 투자가 지연된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에 철강사들은 제품 생산량 조절에 나서는가 하면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즉각 반영해 철강제품 가격 방어에 나서는 등 대비책 마련에 분주하다.
실제로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열간압연강재 재고는 6월말 기준 407만6000t으로 전년 동기 266만t 대비 53.2% 늘었다. 또 열연강판의 재고는 172만8000t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92% 증가했다.
재고 증가는 제품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국내 열연강판 유통 가격은 지난 5월 t당 138만원에서 이달 102만원까지 떨어졌다. 철근은 같은 기간 111만원에서 92만5000원으로, H형강은 140만원에서 123만원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이에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3분기 포스코홀딩스 영업 이익이 지난해 대비해 48.49%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포항제철소가 중단되면서 실적 전망에 찬바람을 더했다. 포항제철소는 연간 1500만t의 철강제품을 생산한다. 이번 고로 휴풍으로 경제적 손실이 한달 기준 수천억원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휴풍은 열풍 공급을 멈춰 쇳물 생산을 일시 중단하는 것을 뜻하는 말로, 휴풍은 통상 5일간 가능하며 이보다 길어지면 쇳물이 굳어 다시 정상 가동하는 데 한 달 이상 소요돼, 복구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현장에서 정상화를 위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으나 완전 정상화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증권업계에서도 고로 침수로 인한 악영향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지켜보고 있다. 다만, 하반기의 경우 지난해 철강시황이 워낙 좋았던 탓에 (포스코 실적이) 어느 정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포스코는 국내 철강수급 안정화 및 고객사 피해 최소화를 위해 비상출하대응반을 가동해 보유하고 있는 재고의 신속한 출하로 고객사 수급안정화에 최우선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 포스코는 수리일정 조정 등을 통해 광양제철소를 최대 생산체제로 전환하고, 고객사 긴급재는 광양제철소 전환생산을 통해 우선 대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