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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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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이커머스 티몬·위메프 '기로'…매각 아니면 체질개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7.10 15:57

네이버-이마트-쿠팡 빅3 재편, 코로나 특수 소멸로 위기



티몬, 투자유치 접고 매각 추진…협상금액 급락에 고민



위메프, 창업주 최대주주 불구 실적부진·D2C 출시 지연



"경쟁 뒤지는 중소급 한계…무신사 같은 차별전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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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위메프, 티몬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쿠팡을 제외한 ‘소셜커머스(이하 소셜)’ 태생 이커머스 기업들이 기로에 서있다.

네이버-신세계(이마트)-쿠팡 ‘빅3’ 중심의 이커머스시장 재편과 최근 엔데믹(감염병 풍토병화) 전환으로 생존이 힘들어지면서 소셜 태생 기업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셜 태생 이커머스 대표기업으로 위메프와 티몬이 손꼽힌다. 다만, 두 기업이 대응하는 위기 탈출 전략은 판이하다.

위메프는 올해 들어 ‘D2C(Direct to Customer)’ 전략으로 강도 높은 체질개선에 나선 반면, 티몬은 투자 유치를 넘어 최근 매각까지 검토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장윤석 티몬 대표는 최근 해외직구 플랫폼 업체 ‘큐텐’과의 매각 협상 사실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장 대표는 업계가 예상하는 매각금액 2000억원대에는 부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의 매각 추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9년 롯데와 협상 최종단계에서 거론된 매각 금액은 1조2500억원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티몬의 기업가치가 최근 3년새 6배가량 낮아진 셈이다.

업계는 티몬이 매각을 쉽사리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배경에는 예전과 달리 턱없이 낮아진 매물가격에 있다고 분석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각 금액으로 2000억원대는 너무 심한(낮은) 것으로 생각된다"며 "매각가격 때문에 티몬 내부에서도 고민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티몬과 달리 위메프는 상대적으로 매각 가능성은 낮다. 최대주주가 사모펀드인 티몬은 엑시트(투자금 회수) 서두를 수밖에 없지만, 위메프는 창업주 허민 의장이 최대주주인 원더홀딩스가 최대 주주로 있기 때문이다.

물론 위메프도 고민은 있다. 티몬처럼 지난 2년간 지속된 코로나19 특수를 누리지 못하며 실적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액(2448억원)에서 전년대비 37.6% 감소했지만, 영업 실적에서 비록 적자(-338억원)였지만 전년대비 36% 줄이는 ‘손실 폭 개선’을 이룬 것이었다.

그렇다고 위메프의 실적이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매출이 줄고 영업손실이 줄어든 것은 한마디로 ‘그냥 쪼그라든 것’으로, 조금 팔고 조금 손해본 것을 실적 개선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위메프는 올해 들어 기존 앱 서비스보다 진화한 ‘메타쇼핑(큐레이션’ 역량에 방대한 데이터를 Ai가 수집·분석하는 ‘메타데이터’ 기술을 더한 커머스 플랫폼)‘을 내세우며 올 1분기 ‘D2C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D2C는 각 브랜드사의 자체 온라인몰(브랜드몰) 쇼핑 콘텐츠를 위메프에서 확인한 뒤 해당 브랜드몰로 이동해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그러나 위메프의 D2C 서비스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회사 측은 서비스 개발 고도화를 위해 출시 계획이 지연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때문에 위메프가 비록 D2C 서비스 기대효과를 강조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기 어렵다는 견해가 다수이다. 이미 여러 온라인몰 업체의 상품의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네이버쇼핑’ 서비스가 있는 만큼 차별화된 서비스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즉, 현재 이커머스 시장이 빅3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엔데믹으로 큰 성장세를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빅3뿐 아니라 11번가와 롯데온에도 밀리는 중소 이커머스인 위메프와 티몬이 차별화된 서비스 없이 성장세를 키우기는 어렵다는 냉엄한 지적인 셈이다.

이커머스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현재 이커머스 시장 자체가 위기로 생존 고민을 해야 되기에 중소 이커머스 업체는 살아남기 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무신사와 같은 버티컬 플랫폼이 성공사례가 나오는 걸 보면 이커머스는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타깃 고객이나 전략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려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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