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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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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무대 ‘대형 OLED’시장, 中 맹추격 시작됐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6.23 14:31

중국 BOE 95인치 OLED 패널 상용화 시동



”국내업체 기술력·품질 초격차로 추격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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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QD디스플레이’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중국이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까지 넘보며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저가공세로 LCD 패널 시장을 잠식한 것처럼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OLED, 그중에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대형 패널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국내 업계는 당장 생산규모 차이와 기술력 격차가 크다고 보고 있지만, 장기적인 움직임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 컨설턴츠(DSCC)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기업 BOE가 TV에 탑재하는 대형 OLED 패널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BOE가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행사 ‘디스플레이 위크 2022’에서 공개한 95인치 패널이 시제품이 대상이다. LG디스플레이와 기술적으로 같은 화이트 유기발광다이오드(WOLED) 기반 패널로 8K 해상도, 최대 밝기 800니트(nit), 주사율 120헤르츠(㎐)를 갖췄다고 BOE는 설명했다. BOE는 중국에 있는 8세대 기반 연구·개발(R&D)용 생산시설을 통해 시험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DSCC는 밝혔다.

또 다른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 CSOT도 국내 업체를 추격하고 있다. 최근에는 65인치 패널을 주력으로 OLED 패널 상용화를 위한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등 중소형 OLED 시장 진입에 그쳤던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가 최근 대형 시장까지 넘보는 이유는 OLED 대세화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TV용 패널 세대교체 흐름을 타고 OLED 출하량이 향후 몇 년간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LCD에서 OLED로 사업구조를 바꾼 국내 업체 추격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OLED TV 수요는 나날이 늘어나지만 LCD 제품은 내림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OLED TV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4.7% 늘어난 148만 6000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LCD TV 출하량은 5% 감소했다. 지난해 직전년도 보다 52% 늘어난 OLED 패널 수요가 올해도 25.8% 성장할 것으로 옴디아는 보고 있다.

현재 세계 대형 OLED 디스플레이 시장은 LG디스플레이가 장악한 상황이다. 연간 OLED 패널 1000만대를 생산하는 양산력도 갖췄다. LG전자뿐만 아니라 북미, 일본 중국 등 유력 TV 업체에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 ‘QD디스플레이’ 양산을 시작하며 대형 OLED 패널 시장에 뛰어들었다. 연간 생산능력은 180만대 수준이다.

중국 업체가 OLED 시장에 진입할 경우 국내 업체 점유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정부 지원을 타고 빠른 속도로 양산체제를 갖춰 저가 공세에 나설 경우 LCD 시장에서 주도권을 뺏긴 전철을 다시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OLED 시장에서는 국내 업체가 선점한 질적 우위가 중국이 빠른 추격을 나서는 데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BOE는 중소형 OLED 양산을 시작했음에도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애플 ‘아이폰’ 패널 공급 계약에서 물량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수요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는 기술력 탓에 올해 출시할 최신작 ‘아이폰14’용 패널 공급사에서 탈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처럼 대형 OLED 분야에서도 기술력 문제로 점유율 확대는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형 OLED 패널 성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중국 기업이 양산에 돌입할 경우 시장을 확대하는 긍정적 효과가 클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OLED 패널 양산을 시작하더라도 기술력이나 품질 문제로 국내 업체와 동일한 판매 전략을 펼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며 "OLED 패널 물량 자체가 늘어나면서 LCD에서 OLED로 세대교체를 부추기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inso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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