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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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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없는 추락’ 엔·달러 환율, 20년만에 132엔 돌파..."135엔도 시간 문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6.0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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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일본 엔화 가치가 급락세를 이어가면서 20년 만의 최저치를 갱신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7일 엔·달러 환율은 이날 달러당 최대 132.96엔까지 올랐다. 이는 2002년 4월 이후 최저치이며 유로화와 호주 달러 대비로도 7년 새 최저다.

블룸버그는 수입 물가가 오르면서 엔화 약세에 대한 일본 가계와 기업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에 대한 추측도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덧붙였다.

미국 등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경기 부양 통화 정책을 고수하면서 엔화가치는 올 들어 날개없는 추락을 이어왔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점도 에너지 수입국인 일본의 엔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일본은행이 엔저를 용인하는 이유로는 저물가와 국채이자 부담이 주로 꼽힌다. 일본은행은 금융완화와 엔저로 기업 투자 증가와 수출 기업의 실적 개선을 꾀하고, 이를 통해 임금 인상과 소비 확대가 뒤따라 물가가 상승하는 선순환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기업의 공장 해외 이전 등으로 최근 엔저는 물가 상승만 부추기고 긍정적 효과는 예전만 못한 ‘나쁜 엔저’라는 지적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이날 "정부가 시급성을 갖고 환율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도 "무질서한 움직임은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전날 통화 긴축 정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확인하면서, 일본의 임금 인상이 부족한 만큼 경제 회복을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통화 긴축은 전혀 적합한 조치가 아니다"라면서 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더욱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 시장분석업체에서 일하는 칸다 타쿠야는 "일본은행은 선진국 중 유일하게 통화긴축에 나서고 있지 있다"며 "기술적으로 다음 환률 목표치는 135.15엔"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웰스파고의 브렌단 맥케나 전략가는 "연준은 금리를 계속 인상하는 반면 일본은행은 가까운 미래에도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러한 역학관계가 존재하는 한, 엔화는 계속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메들리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벤 에몬스 글로벌 매크로 전략 총괄 역시 "엔달러 환율이 ‘쉽게’ 135엔 수준을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세계 투자자자들은 일본 엔화 약세에 베팅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호주 외환거래업체 캐피털닷컴의 브라이언 굴드는 "엔화 매도 주문이 24시간 내내 들어오고 있다"며 "특히 지난 며칠 동안에는 더 많은 거래량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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