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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의지' 따라 희비 엇갈린 4대 금융지주 계열 자산운용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5.26 17:10

금융지주 자산운용사 경쟁, KB 신한 양강구도

KB운용, 2030년 업계 1위 도약 목표



급변하는 신한자산운용...BNP 떼고 대체운용과 합병

우리자산운용, 우리금융 편입 후 ETF 라인업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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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1분기 국내외 증시 부진으로 자산운용사들 실적이 전반적으로 위축됐다. 특히 금융지주사 계열 자산운용사의 경우 자산운용을 포함한 비은행부문 역량 강화 등 그룹사 경영 전략에 따라 실적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 KB자산운용, 4대 금융 계열 운용사 중 순이익 1위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 계열 자산운용사 가운데 1분기 순이익 1위는 KB자산운용이었다. KB자산운용은 1분기 순이익 1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지만, 4대 금융지주 계열 자산운용사 가운데 유일하게 100억원대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어 신한자산운용 75억원, 하나UBS자산운용 15억원, 우리자산운용 7억원 순이었다. 자산운용사들은 1분기 증시 부진으로 인한 수수료 수입 감소 등의 영향으로 대체로 순이익이 1년 전에 비해 줄었다.

다만 4대 금융지주의 경우 그룹사 비은행부문 육성책에 따라 실적 격차가 컸다. KB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은 순이익 숫자 자체만 보면 다른 계열사에 비해 아직 비중은 미미하지만, 최근 몇 년 간 상품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하면서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자산운용


KB자산운용 순이익은 2019년 말 455억원에서 작년 말 779억원으로 70% 증가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계열사 간 협업을 뜻하는 원펌(One-Firm) 전략을 가동하는 동시에 계열사들을 향해 업권 내 톱티어(Top-tier) 입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한 점이 이러한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실제 KB자산운용은 이달 초 자산운용 자체 역량과 그룹사 역량을 집결해 2030년 업계 1위 자산운용사 도약이라는 장기 비전을 선포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윤 회장의 원펌 전략에 따라 푸르덴셜생명, KB생명, KB손해보험 등 각 사가 운영 중인 자산운용 인력들을 합치고, 전문성을 강화한 것이 (금융지주 전반의) 조직 효율성 제고, 실적 증가 등으로 이어졌다"며 "KB자산운용을 비롯한 타 계열사의 성장은 CEO의 경영 철학과 금융지주 간 시너지 창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 신한운용 '급변'-하나UBS '일시멈춤'-우리자산운용 '이제 시작'


신한자산운용은 자산운용 업계를 통틀어 최근 몇 년간 경영상 변화가 가장 많았던 운용사로 꼽힌다. 이 회사는 작년 1월 BNP파리바자산운용과 오랜 합작을 끝내고 신한금융그룹 완전 자회사로 출발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신한대체투자운용과 합병해 통합법인을 출범했다. 이를 통해 신한자산운용은 상품의 개발, 운용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전통자산부문과 대체자산부문의 협업을 통해 대형종합자산운용사로의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종합자산운용사 출범 이후 상장지수펀드(ETF), 대체상품 등에서 라인업을 확대하고,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도 투자자들에게 좋은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일례로 지난 2월 260억원 규모로 설정된 신한K리츠인프라일반사모의 경우 이달 24일 기준 수익률 5.35%로 이 기간 코스피 성과(-3.74%)를 상회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용병 회장이 2013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를 지내며 운용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혜안을 갖춘 점이 신한자산운용의 공격행보에 발판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자산운용

KB금융, 신한금융지주와 달리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는 아직 운용사의 수익 규모나 시장 지배력이 미미한 편이다. 하나UBS자산운용은 올해 1분기 순이익 15억원으로 작년 1분기(16억원)와 유사한 실적을 올렸다. 하나금융투자는 당초 2017년 UBS AG가 보유 중인 하나UBS자산운용의 지분 전량(51%)을 인수하기로 했지만, 감독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가 지연됨에 따라 경영 전략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하나금융투자가 하나UBS자산운용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면, 자산운용업에 대한 전략적 대응과 하나금융그룹 차원에서의 비은행부문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지주 계열 우리자산운용은 순이익이 작년 1분기 17억원에서 올해 1분기 7억원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2019년 8월 우리금융그룹에 편입된 이후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어 앞으로는 회사 규모도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자산운용은 올 상반기 WOORI AI ESG액티브와 대한민국국고채액티브 등 2개의 ETF를 신규 상장했으며, 연내 6개의 ETF를 추가로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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