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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태풍에 습격받은 인도 샨카버 해안.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이르면 이번 세기 말 전 세계 3억5000만명의 도시 인구가 물 부족에 시달리고 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가뭄 피해는 최대 20%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온실가스가 현 수준에서 획기적으로 줄어들지 않을 땐 ‘파리기후협약’ 등에서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는 산업화시대 대비 지구온도 1.5도 상승이 앞으로 20년 뒤인 오는 2040년 이전 현실화하고 이 경우 이번 세기 후반기에 이런 재앙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난 2014년 제5차 평가보고서(AR5) 발표 이후 기후변화로 인한 물 안보, 빈곤, 건강 등 전 지구적 영향이 심화됐다"고 분석한 ‘6차 평가보고서(Assessment Report 6, AR6) 제2실무그룹 보고서(WGII)’를 제55차 총회에서 승인했다.
IPCC는 제2실무그룹 보고서에서 물 부족을 겪는 도시 인구는 지구 온도가 2.0도 오를 경우 4억1000만명으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또 지구온난화에 따라 이번 세기말까지 아시아 지역의 국가들의 가뭄 피해는 5~2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 IPCC 6차보고서 제2실무그룹보고서 주요 내용
육상담수 생태계 서비스 | ·최대 60%의 전체 1만5000개 생물종은 5℃ 온난화 조건에서 멸종 위기에 처해 있으며 생물종의 멸종은 돌이킬수 없음 |
해양연안 생태계 서비스 | ·RCP8.5 시나리오에 따르면 21세기 후반 전지구적으로 플랑크톤이 감소하여 5.7~15.5%의 수산자원 감소가 예상됨 |
물 | ·절반 이상의 인류는(약 40억명) 현재 물부족 겪음 ·많은 지역에서 폭우가 강해지고 빈번해져 연 강수량은 대체로 증가했으나 지역간 편차가 커짐 ·빙하 녹는 속도 1950~2000년 사이 전세계적으로 1.5~2배 가속화 ·향후 더 많은 강우와 함께 빈번하고 강한 가뭄의 발생이 예측됨 |
식량, 섬유, 기타 생태계 산물 | ·RCP8.5 시나리오 따르면 2050년까지 10%, 2100년에 30% 이상의 작물생산-축산 지역이 기후적으로 부적합 환경 ·현재의 적응 능력에도 식량 감소의 영향은 막기 어려울 전망 |
도시, 정주지, 주요 기반시설 | ·1.5℃ 온난화에서 도시 인구 3.5억 명, 2.0℃에서 4.1억 명이 물부족에 시달릴 전망 |
건강, 웰빙, 공동체 구조 변화 | ·기후변화에 따라 건강, 웰빙, 공동체 구조의 악화가 예상. 수인성 감염, 매개 감염, 전염병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함 ·극한 기상, 이상기후 현상에 의해 광범위한 영역의 비전염성 질환, 상해, 정신건강, 모성 및 영유아 건강, 영양실조 악화 전망 |
빈곤, 생계, 지속가능발전 | ·기후변화, 발전, 취약성과 불평등은 상호작용을 통해 부정적 영향이 증폭됨 |
IPCC는 지난해 AR6 제1실무그룹보고서를 발표하며 "21세기 중반까지 현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유지할 경우 2021∼2040년 안에 1.5도 지구온난화를 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2081~2100년 전 지구 지표면 온도가 온실가스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시나리오일 때 1.0~1.8도, 가장 많이 배출하는 시나리오일 때 3.3~5.7도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도 넘게 상승했다. 지난 2011∼2020년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보다 1.09도 올랐다.
제2실무그룹보고서는 이를 기반으로 지구 온도가 1.5도 이상 오를 때 △육상·담수 생태계 △해양·연안 생태계 △물 △식량·섬유·기타 생태계 산물 △도시·정주지·주요 기반시설 △건강·웰빙·공동체 구조 변화 △빈곤·생계·지속가능발전 △지역 - 아시아 △여러 부문 및 지역에 걸친 주요 리스크 △리스크 관리를 위한 의사결정 옵션 △기후탄력적 개발 경로 등의 분야에서 어떤 현상이 펼쳐지는 지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IPCC에 따르면 현재처럼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경우(RCP8.5 시나리오) 21세기 후반에는 전 지구적으로 플랑크톤이 줄어 수산자원의 5.7~15.5%가 감소할 전망이다. 이 상태에서 지구 온도가 5도 이상 올라갈 경우 현존하는 지구상의 생물종 가운데 최대 60%는 멸종한다.
현재 지구온난화로 지구상 인구 절반인 40억명이 물 부족을 겪고 있다. 지구상의 많은 지역에서 폭우가 강해지고 빈번해져 연 강수량은 대체로 늘었지만 지역간 편차도 커졌다. 빙하가 녹는 속도는 지난 1950~2000년 사이에 전세계적으로 1.5~2배 빨라졌다. IPCC는 앞으로 더 많은 강우와 함께 빈번하고 강한 가뭄이 발생한다고 내다봤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식량과 도시 문제도 거론됐다. IPCC는 특히 현재의 기후변화 적응 대책에도 식량 감소 영향은 막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현재처럼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면 오는 2050년까지 10%, 2100년에 30% 이상의 작물생산-축산 지역이 기후적으로 부적합 환경에 처한다고 우려했다.
기후변화에 따라 이번 세기말에는 수인성 감염, 매개 감염, 전염병이 심해진다고 예상했다. 극한 기상과 이상기후 현상에 따라 광범위한 영역의 비전염성 질환, 상해, 정신건강, 모성 및 영유아 건강, 영양실조 악화 등의 질병이 뒤따른다고 내다봤다. 빈곤과 취약성에 따른 불평등도 심화된다.
특히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대부분의 국가는 에너지 안보 위험도가 높고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지구 온난화에 따라 이번 세기말까지 아시아 지역 국가에 가뭄 피해가 5~20% 증가할 전망이다.
IPCC는 "기후변화와 연계한 시스템 변화는 자연과 인간의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며 "다양한 규모의 기후변화 적응 노력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후탄력적 개발(CRD)은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을 개선하며 모두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지향하는 개발 경로를 뜻한다"며 "현재의 개발 방식은 기후탄력적 개발에서 멀어지는 시스템이고 가까운 미래의 사회적 선택이 미래경로 결정에 핵심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당초 기후변화에 따라 이번 세기 말에는 최대 26억명이 수인성 감염, 매개 감염, 전염병에 노출된다는 내용과 오는 2030년까지 사회발전이 더디면서 온실가스 감축을 못할 경우(SSP4 시나리오) 약 7억명이 극한의 빈곤에 처한다고 전망한 내용은 최종 수정본에서 제외됐다.
한편 이번 AR6 제2차 실무그룹 보고서 작성에는 정태성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관, 정소민 캔자스대 교수, 명수정 한국환경연구원 박사 등 세계 각국 저명한 과학자 62개국의 300여명이 참여했다.
□IPCC 6차 평가 보고서 발표 일정
일정 | 보고서 | 내용 |
2021년 8월 | 제1실무그룹 평가 | 현재 기후 상태/가능한 미래 기후/리스크 평가와 지역 적응을 위한 기후 정보/미래 기후변화 억제 등 |
2022년 2월 | 제2실무그룹 평가 | 영향/적응 및 취약성 |
2022년 4월 | 제3실무그룹 평가 | 기후변화 완화(온실가스 감축 등) |
2022년 9월 | 종합 평가 | 제1·2·3실무그룹 보고서 포함 종합 평가 |
IPCC AR6 제2실무그룹 보고서는 4개의 IPCC 평가보고서 가운데 두번째로 발간되는 보고서다. 지난해 8월 발표된 IPCC AR6 제1실무그룹 보고서의 후속이며 국제사회와 각국 정부의 기후변화 관련 정책 수립시 과학적 근거 자료로 활용된다.
이번 보고서도 올해 11월 이집트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제27차 당사국 총회(COP27)’와 오는 2023년 처음 시행되는 파리협정 이행 점검 등 국제사회가 기후변화 관련된 논의를 하는 자리마다 과학적 근거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정부도 이번 보고서에 포함된 기후변화 영향에 대한 과학적 근거와 가능한 정책을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 수립’과 ‘제3차 국가 기후위기 적응대책의 보완 세부 계획 수립’ 등 근거자료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후 IPCC는 ‘6차 보고서 제3실무그룹 보고서’를 올해 4월에 열리는 제56차 총회에서 승인할 예정이다. 이후 3개 실무그룹 전체 보고서를 반영한 종합보고서(SyR)를 올해 9월 열리는 제57차 총회에서 승인할 계획이다.
IPCC 평가 보고서는 지난 1990년 기후변화 발생의 과학적 증거를 확인한 이후 지금까지 총 5차례에 걸쳐 나왔고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1992년), 교토의정서(1997년), 파리기후협정(2015년) 채택 및 노벨평화상(2007년) 공동의 바탕이 됐다.
□ IPCC 평가 보고서 발표 및 영향
회차 | 시기 | 내용 | 영향 |
1차 | 1990년 | 기후변화 발생의 과학적 증거 확인 |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채택(1992) |
2차 | 1995년 | 기후변화 발생의 과학적 증거 확인 | 교토의정서 채택(1997) |
3차 | 2001년 | 시나리오에 따른 미래 기후변화 전망 제시 | 노벨평화상 공동수상(2007) |
4차 | 2007년 | ||
5차 | 2014년 |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상 증가 시 인류에 심각한 위협 | 파리기후협정 채택(2015) |
6차 | 2022년 (예정) | 현 수준 온실가스 배출량 유지 시 2021~2040년 중 1.5℃ 지구온난화 넘을 가능성 높아 |
claudia@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