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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경고] 세계 과학자 300여명 "지구온난화로 물안보·빈곤·건강 문제 심화…세기말 전염병 노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2.28 20:28

IPCC, '기후변화 6차 보고서 제2실무그룹 보고서'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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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의 베스트피요르드 빙하. 거대한 빙상 주변에 해빙이 흩어져 있다. NASA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기후변화 관련 세계 과학자 등 전문가 300여명이 기후변화로 인한 물 안보와 빈곤, 건강 등 전 지구적 영향이 심화되고 있으니 ‘기후탄력적 개발’ 등 과학적·통합적 적응 계획을 시급하게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1.5도 상승할 경우 3억명 이상의 도시 인구가 물 부족에 시달리며 기후변화를 늦추지 않으면 이번 세기말에 전염병도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난 2014년 제5차 평가보고서(AR5) 발표 이후 기후변화로 인한 물 안보, 빈곤, 건강 등 전 지구적 영향이 심화됐다고 분석됐다"며 "기후변화 위기 모니터링·평가에 기반한 ‘기후탄력적 개발’ 등 과학적·통합적인 적응 계획 실행이 시급하다"는 내용의 ‘6차 평가보고서(Assessment Report 6, AR6) 제2실무그룹 보고서(WGII)’를 제55차 총회에서 승인했다.

AR6 제2차 실무그룹 보고서 작성에는 정태성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관, 정소민 캔자스대 교수, 명수정 한국환경연구원 박사 등 세계 각국 저명한 과학자 62개국의 300여명이 참여했다.

이번 보고서 승인을 위한 IPCC 제55차 총회에는 우리나라 이미선 기상청 기후과학국장과 환경부, 한국환경연구원 및 국립수산과학원 등 관계부처 공무원과 전문가로 구성된 대표단 등 195개국의 400여명 대표단이 참석했다.

IPCC는 지난해 AR6 제1실무그룹보고서를 발표하며 "21세기 중반까지 현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유지할 경우 2021∼2040년 안에 1.5℃ 지구온난화를 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이번에 발표한 AR6 제2실무그룹 평가보고서는 지난 2014년 발표된 제5차 평가보고서보다 광범위하고 풍부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기후변화 영향을 평가하고 미래 기후변화 위기 예측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현재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도 넘게 상승했다. 지난 2011∼2020년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보다 1.09도 올랐다.

이대로 흘러간다면 도시 인구는 지구온도가 1.5도 상승할 경우 3억5000만명, 2도 상승 경우 4억1000만명이 물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됐다.

또 기후변화에 따라 건강, 웰빙, 공동체 구조의 악화가 예상되고 21세기 후반에는 수인성 감염, 매개 감염, 전염병이 급증하며 식량 감축 위기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 IPCC 평가 보고서 발표 및 영향

회차시기내용영향
1차1990년기후변화 발생의 과학적 증거 확인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채택(1992)
2차1995년기후변화 발생의 과학적 증거 확인교토의정서 채택(1997)
3차2001년시나리오에 따른 미래 기후변화 전망 제시노벨평화상 공동수상(2007)
4차2007년
5차2014년산업화 이전 대비 2℃ 이상 증가 시  인류에 심각한 위협파리기후협정 채택(2015)
6차2022년
(예정)
현 수준 온실가스 배출량 유지 시
2021~2040년 중 1.5℃ 지구온난화 넘을 가능성 높아
(자료=IPCC)

이번 6차 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담은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본(SPM)’은 크게 △머리말 △현재와 미래의 영향과 위기 △적응 수단과 활성화 방안 △기후탄력적 개발의 4개 부문 등으로 구성됐다.

‘머리말’에는 인간과 자연에 대한 기후변화의 영향을 이해하려면 위해성·노출성·취약성을 바탕으로 기후와 인간 시스템, 생태계(종 다양성) 간 상호작용을 고려해야 하다고 강조했다.

‘현재와 미래의 영향과 위기’에서는 인간이 일으킨 기후변화가 인간과 자연에 미친 영향 및 취약성의 수준과 미래에 예상되는 위기 등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지역별·부문별로 제시했다.

특히 한반도가 속한 아시아 지역의 경우 극한 기온 발생과 강수 변동성 증가로 식량·물 안보 부문의 위기가 증가하고 해안 도시를 중심으로 홍수로 인한 도시 기반시설의 피해가 발생하는 등 인간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증가한다고 분석됐다.

‘적응 수단과 활성화 방안’에서는 현재의 적응 노력과 효과, 미래의 적응 방법과 가능성, 오적응 회피 및 적응 방법의 활성화 방안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

IPCC는 모든 지역과 분야에서 노력이 증가했고 최소 170개국에서 기후변화 정책에 적응을 포함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적응정책은 한정적인 규모와 분야에서 단기 위기를 해결하는데 위주로 시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후탄력적 개발’에서는 각국의 기후변화 적응 노력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 지속가능발전을 공통 목표로 하는 기후탄력적 개발 경로(CRDPs)를 제시했다.

기후탄력적 개발이란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 방법을 이행하는 과정을 뜻한다. IPCC는 정부, 지자체,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협치(거버넌스)가 있어야 기후탄력적 개발이 실현될 수 있으며 앞으로 10년간의 사회적 선택이 미래의 기후탄력성이 결정된다고 전망했다.

□IPCC 6차 평가 보고서 발표 일정

일정보고서내용
2021년 8월제1실무그룹 평가현재 기후 상태/가능한 미래 기후/리스크 평가와 지역 적응을 위한 기후 정보/미래 기후변화 억제 등
2022년 2월제2실무그룹  평가영향/적응 및 취약성
2022년 4월제3실무그룹  평가기후변화 완화(온실가스 감축 등)
2022년 9월종합  평가제1·2·3실무그룹 보고서 포함 종합 평가
(자료=IPCC)

한편 ‘IPCC AR6 제2실무그룹 보고서’는 4개의 IPCC 평가보고서 가운데 두번째로 발간되는 보고서다. 지난해 8월 발표된 IPCC AR6 제1실무그룹 보고서의 후속이며 국제사회와 각국 정부의 기후변화 관련 정책 수립시 과학적 근거 자료로 활용된다.

이번 보고서도 올해 11월 이집트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제27차 당사국 총회(COP27)’와 오는 2023년 처음 시행되는 파리협정 이행 점검 등 국제사회가 기후변화 관련된 논의를 하는 자리마다 과학적 근거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정부도 이번 보고서에 포함된 기후변화 영향에 대한 과학적 근거와 가능한 정책을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 수립’과 ‘제3차 국가 기후위기 적응대책의 보완 세부 계획 수립’ 등 근거자료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후 IPCC는 ‘6차 보고서 제3실무그룹 보고서’를 올해 4월에 열리는 제56차 총회에서 승인할 예정이다. 이후 3개 실무그룹 전체 보고서를 반영한 종합보고서(SyR)를 올해 9월 열리는 제57차 총회에서 승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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